[파이낸셜뉴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피부과약은 독하다"고 말한다. 이 원인 중 하나로 '스테로이드'를 꼽는다.
과연 스테로이드는 해로운 약인가, 아니면 이로운 약일까.
스테로이드라 불리는 약물의 정식 명칭은 '부신 피질 호르몬제'이다. 그런데 부신, 피질, 호르몬이란 단어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설명을 하자면 부신은 소변을 만드는 신장 위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이다.
즉, 스테로이드는 원래 약으로 제조되기 이전부터 우리 몸 속 부신에서 하루 5~7mg/㎡ 정도로 오전 8시경 분비되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스테로이드가 원래 우리 몸 속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일단 무서운 공포심이나 경계심은 좀 누그러질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몸에서 생산하는 스테로이드인 부신피질 호르몬은 코티솔(cortisol)이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먹고 바르는 스테로이드는 코티솔과 강도가 비슷하거나 더 강한 다양한 종류가 있다.
따라서 일단 내가 바르는 스테로이드가 어떤 강도인지 그리고 하루 중 언제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먹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적인 신체 내 스테로이드(코티솔) 농도가 오전 7~9시에 최고로 높아졌다가 점차 감소하고 오후 4~6시에 다시 높아진다.
따라서 약을 한번 먹는다면 오전 7~9시 사이에 식후 30분 지난 후 복용하고 두번 먹는다면 오전 7~9시 사이와 오후 4~6시 사이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정상적인 몸의 호르몬 농도의 리듬을 깨뜨리지 않아서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저녁부터 가려움증이 시작돼 새벽에 피부를 긁다가 잠을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염증을 줄이고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혈중 코티솔(스테로이드) 농도가 저녁 9시 ~새벽 2시까지 가장 낮아지기 때문이다.
평소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백내장, 녹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받기 전에 피부과 전문의에게 본인의 상태를 얘기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 단기간만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더 속이 쓰리고 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복용하더라도 단기간만 위보호제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약을 2주 이상 장기간 먹는 경우에는 식욕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때는 내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먹고 있지 않나 생각해봐야 한다.
약을 복용할 때는 칼로리, 지방, 나트륨이 적은 음식을 먹고 단백질, 칼륨, 칼슘이 많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 커피, 흡연은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한다.
스테로이드 외용제의 효능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능력에 따라 7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가 가장 강력하고 7단계 외용제가 강도가 가장 낮다.
사용하는 부위의 피부 두께와 나이에 따라 적절한 강도의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사용해야 하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테로이드 외용제 사용 유의사항
1. 가급적 강도가 낮은 성분의 연고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상처가 있거나 감염된 부위는 바르면 안된다.
3. 바르는 면적이 넓을 때에는 낮거나 중간 강도의 약을 사용해야 한다.
4. 얼굴과 접힌 부위를 바를 때는 약한 강도를 써야 한다.
5. 어린 아이나 유아에서는 약한 강도의 외용제를 써야 한다.
6. 강한 강도의 외용제는 2~3주 이내로 사용하거나 간헐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7. 일단 피부질환이 어느 정도 나으면 강도가 더 낮은 외용제로 교체하거나 도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8. 오랜 기간 사용했면 재발현상(rebound phenomena)을 방지하기 위해 갑자기 외용제를 중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고 '독약도 잘 쓰면 명약'이라고 했듯이 스테로이드에 대해 잘 알고 적절히 사용한다면 스테로이드(부신 피질 호르몬제)만큼 좋은 약도 없다. 따라서 두려워 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에게 잘 처방받고 설명을 들은 후 더 건강하고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길 바란다.
/송원근 CNP 노원 차앤박피부과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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