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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신축년 M&A 기상도는?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5 11:01

수정 2021.01.05 11:01

연초 M&A대어 1호 잡코리아 8000억 매각 흥행기대감↑
두산공작기계·한온시스템·대한전선·요기요 잠재 매물로 

2021년 M&A 현황
형태 대상
현재 진행형 잡코리아, 한진중공업, W컨셉, 대한전선,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CJ로킨
잠재 매물 두산공작기계, 한온시스템, 쌍용양회,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파이낸셜뉴스] 신축년(辛丑年) 인수·합병(M&A)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빅 딜(대형 거래)' 기근을 겪었던 만큼, 올해 시장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다. 4차산업혁명의 가속화로 기술 기업간 합종 연횡에 대한 분위기도 감돈다.

■ '새 주인 찾기' 본격화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잡코리아, 한진중공업, 대한전선, W컨셉, SK루브리컨츠(소수지분) 등이 매각을 진행 중이다.

국내 1위 온라인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의 대주주인 H&Q코리아파트너스와 잡코리아 매각주간사 모간스탠리는 TPG,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MBK파트너스, PAG(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 등 7곳을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 선정,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2월 말께 본입찰을 진행, 상반기 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원매자들이 제안하는 매각 기업가치(EV)는 8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잡코리아의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마진율이 45%로 경쟁사인 사람인에이치알의 31.7%를 훌쩍 뛰어넘는 것을 고려한 시장 가치다. H&Q코리아파트너스는 2013년 미국 몬스터월드와이드로부터 잡코리아 지분 49%를 950억원에 인수한 뒤 2015년 잔여 지분 51%를 1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NH PE-오퍼스 PE는 최근 한국토지신탁 산하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리잘은행 등 필리핀 금융기관이 소유한 지분 166만4044주(20.01%) 관련 태그얼롱(Tag along·동반매도청구권) 여부가 결정되면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매각 가격은 약 4000억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매각이 중단됐던 두산공작기계도 잠재 매물로 꼽힌다. 무려 2조8000억원에 미국·중국·일본 등지의 투자자(5곳)와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아주그룹도 인수전 참여를 검토키도 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을 1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1조1500억원 규모의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을 통해 이미 투자원금을 모두 거둬들였고 2017~2018년 배당금으로 회수한 1807억원은 '덤'이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빠르면 이번 달 예비입찰을 통해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을 매각한다. 잠재적 원매자로는 1위 전선업체인 LS전선 등이 거론된다. 앞서 IMM PE는 2015년 대한전선을 인수한 후 지난 5년간 계열사 정리와 수익성 개선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진행해 왔다. 대한전선은 최근 대형 초고압 케이블 수주가 잇따르며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또 IMM PE는 11번가를 포함한 4곳을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W컨셉은 온라인 여성 패션 편집숍 시장에서는 업계 1위다. 매각 측은 3000억원을, 원매자 측은 15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EV)를 책정하고 있어 매각 가격이 매각의 관건이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쌍용양회 두 회사도 올해 매각이 점쳐지는 포트폴리오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분야 글로벌 점유율 2위 업체다. 배터리 열 관리가 필수적인 전기차 핵심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테슬라 등 전기차 수혜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매각 딜과 CJ대한통운의 중국 물류 자회사 CJ로킨 등도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공정위 제재로 매각이 공식화된 배달 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올해 M&A시장의 ‘대어’다. 최대 2조5000억원 안팎이 될 대형 딜에 신사업 진출 및 확장을 노리는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 M&A 특화 인사 영전 잇따라…미래먹거리 공략 예상
이 외에도 SK, CJ, 롯데그룹 등 주요 재계 선두 그룹들이 인수합병(M&A)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과 조직 셋팅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 하다. SK그룹의 경우 그룹내 M&A에서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의 3연임을 비롯, M&A전문가로 꼽히는 윤요섭 경영전략본부장이 SK매직 신임 대표로 영전한 점 등이 눈에 띈다. 또 추형욱 SK(주) 투자1센터장도 SK E&S대표에 올랐다.

CJ그룹도 그룹 내 M&A 총괄이며 대한통운의 인수 주역인 최은석 부사장을 그룹 대표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자리에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해외 M&A 전문가인 임병연 롯데케미칼 부사장을 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로 전진 배치시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을 10조원 규모에 인수하고, 현대차그룹도 9560억원을 들여 세계 최고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 하는 등 굵직한 크로스보더 M&A(국경간 거래)가 활발했다”며 “올해 역시 각 그룹마다 M&A에 특화된 인사들을 영전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기업들이 반도체, AI,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먹거리에 주목해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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