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통신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존 요금제보다 약 30% 저렴한 '언택트 요금제'를 신고했다.
30년 가까이 유지되던 요금인가제가 지난해 폐지되고 대신 신고만 하면 되는 '유보신고제'가 도입된 데 다른 첫 신고다. 유보신고제는 단순 신고제와 달리,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신고한 요금제에 대해, 이용자 이익 침해나 공정경쟁 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15일 이내에 심사해 반려할 수 있다.
단 SK텔레콤은 신고한 요금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는 월 3만원대에 데이터 9GB, 월 5만원대에 데이터 200GB를 주는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와 월 2만2000원에 데이터 1.8GB를 주는 ‘LTE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보다 요금제보다 3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신고 요금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고객의 요금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온라인 요금제 출시에 대한 국회 차원의 요구에 부합하는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다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기업이 주도하는 고객 통신비 절감 정책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SK텔레콤의 언택트 요금제 출시가 향후 각 이통사의 정책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도 같은 날 "SK텔레콤이 이번에 신고한 요금제는 기존 요금보다 최대 30%까지 저렴한 요금제라는 점에서 국민의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 국회가 요금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한 후 출시되는 첫 요금제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SK텔레콤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휴대전화 요금 너무 싸면 왜 안되나’라는 글을 통해 "정부가 SK텔레콤이 신고한 휴대전화 요금제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요금이 너무 싸서라고 한다.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라며 "신고한 요금제는 30% 정도 저렴한데, 기존 선택약정 할인(25% 할인)보다 약 5% 정도 더 저렴할 뿐"이라며 SK텔레콤 온라인 전용 요금제 출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달리 SK텔레콤의 언택트 요금제의 이용자 혜택이 크지 않고, 알뜰폰 도매대가를 낮추지 않을 경우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SK텔레콤의 1호 유보신고제 요금제를 과기부가 반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영식 과방위 의원은 이날 "SK텔레콤이 신고한 언택트 요금제는 요금제 할인율을 고려할 때, 결합상품 이용자에게 불리한 요금제"라며 "또한 알뜰폰을 이동통신시장에서 배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의원은 "가령 현재 SK텔레콤의 휴대폰과 유선인터넷 결합상품은 3인 가구 기준으로 휴대폰 1회선이 감소할 때 할인 혜택이 1만1000원 감소하는데, 기존 7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약정할인을 받아 결합할인을 적용하는 경우의 혜택이 신규 언택트 요금제보다 월 7250원(연간 8만7000원) 크다"며 이용자 후생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의원은 또 "현재 알뜰폰 헬로모바일의 5G 180GB 유심 요금제의 가격은 월 6만6000원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SK텔레콤이 5만원대로 유사 요금제를 출시하면 5G 시장에서 알뜰폰의 설 자리가 없어져 도매대가 인하가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SK텔레콤은 과기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신고 요금제의 고객가치 제고 효과를 고려해 정부의 긍정적인 검토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고객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과기부는 이날 "SK텔레콤의 신고 요금제가 너무 싸 제동을 걸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신고·접수한 후 심사 및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진행 중이며, 이를 마치는대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알렸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SK텔레콤이 이번에 신고한 온라인 요금제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음에도 신고서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통신사가 역할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익만 추구해 통신 공공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신고서 접수 현황과 내용, 심사 주체, 심사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달 11일 논평을 통해 "SK텔레콤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가 자급제 이용자만 신청 가능한 요금제이기 때문에 실제 이용할 사람은 많지 않은 생색내기에 불과한 요금제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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