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이영하, 대체불가 국대
둘 손끝에 메달 색깔 걸려있어
둘 손끝에 메달 색깔 걸려있어
하지만 구창모는 7월 26일 이후 너무 오래 마운드를 떠나 있었다. 부상 때문이었다. 10월 24일에야 간신히 복귀했다. 이후 두 경기서는 불안했다. 첫 경기는 말 그대로 시험등판. 1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실점은 없었다.
두번째는 본격적인 선발 등판. 1위 NC로선 당연히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시험 운행이었다. 구창모가 한국시리즈서 통할 수 있을까.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5이닝을 던져 3실점. 딱히 실패라고 할 순 없었으나 불안감은 여전했다. 구창모는 그런 의문부호를 안고 11월 18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라는 중대 고비서 마운드에 올랐다. 기대 반 불안 반. 구창모는 6이닝 3실점(2자책)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패전 투수로 남았다.
정작 이 경기를 망친 투수는 따로 있었다. 두산의 이영하(24)였다. 두산의 마무리 투수. 당초 2020시즌 보직을 선발로 시작했으나 중간에 마무리로 급변경됐다. 9회 초 현재 두산의 5-1 리드. 넉넉한 점수 차였다.
주어진 이닝은 단 1회. 이영하는 3점을 까먹었다. 그나마 이닝을 마저 채우지도 못했다. 고작 ⅓이닝을 던졌다. 김민규가 나가 한 점차로 좁혀진 경기의 승리를 지켜냈다. 자칫 천하의 역적으로 몰릴 뻔했다.
이영하는 21일 4차전에 다시 등판했다. 이번엔 6회 마운드에 올랐다. ⅓이닝을 던져 1실점(비자책). 두산 베어스 벤치가 이영하에 대한 기대를 접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이 경기를 0-3으로 내주고 2승2패를 허용했다. 이후 두 경기를 내리 패하고 NC에 첫 우승을 안겨주었다.
구창모는 23일 5차전서 다시 선발로 나섰다. 첫 등판서 영점이 흔들려 애를 먹은 반면 두번째는 완벽투였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 두 투수의 얘기를 새삼 끄집어낸 이유는 올해가 소띠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7월엔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이 두 소띠 에이스들에게 더 큰 관심이 가는 이유다. 구창모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KIA)의 뒤를 이을 한국대표팀 좌완 에이스 몫을 해내야 한다.
그들 좌완 트리오는 2008 베이징 올림픽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그들이 빠질(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직 미정) 한국 마운드에 구창모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영하는 올해 다시 선발로 돌아갈 예정이다. 팀은 물론 한국대표팀을 위해 이영하의 컨디션 회복은 절대 과제다. 이 두 소띠 스타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대표팀의 도쿄올림픽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부디 금메달이었으면 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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