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코로나 대출만 150조…종료 앞두고 금융당국 '고심'

뉴시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0일 오후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음식점 좌석이 텅 비어 있다. 이 음식점의 대표는 "거리두고 앉게 하려고 테이블도 많이 치웠는데 8월 15일 이후 계속 이렇게 사람이 없다. 간간이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추경을 편성, 코로나 재확산으로 타격이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0.09.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0일 오후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음식점 좌석이 텅 비어 있다. 이 음식점의 대표는 "거리두고 앉게 하려고 테이블도 많이 치웠는데 8월 15일 이후 계속 이렇게 사람이 없다. 간간이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추경을 편성, 코로나 재확산으로 타격이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0.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한시적으로 단행한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프로그램의 종료를 두 달여 앞두고 금융당국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0여 명씩 늘고 있는 3차 대유행 상황에서 만기 연장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과 향후 부실위험을 고려하면 더 이상의 재연장은 힘들다는 의견이 금융권 안팎에서 강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난해 4월1일부터 시행해 왔다. 원래는 지난해 9월 말까지만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오는 3월 말까지로 추가 연장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또 다시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추가 연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 만기 연장 조치를 포함한 금융지원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금융위원회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기존 대출·보증 대상 만기연장은 149조60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현재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를 포함한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연착륙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 추이와 경기·고용의 흐름을 보며 점진적으로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의 지급능력을 고려한 금융지원 연착륙 방안도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재연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상화 또는 연착륙 얘기가 나오던 지난달 초와 비교해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더 심각해졌고 당장 다음 주도 어떻게 변할 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상화 조치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결정을 은행들과 협의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현재 은행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긴 하지만 금융당국은 재연장을 하면서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채무조정을 해주거나, 예정대로 정상화는 하되 조정이 필요한 곳에 지원을 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지원 종료 후 자영업자와 취약차주들이 일시에 과중한 채무부담을 떠안게 될 것을 대비해 채무조정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특히채무자와 금융기관간 사적 채무조정 활성화를 위해 '채무조정요청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채무상환을 연체한 개인채무자가 자력으로 채무의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채권금융기관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충격으로 종전보다 신용위험은 커졌더라도 장기적인 부채상환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취약자주에 대해 자금공급을 지속해 신용경색 발생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며 "또 부채상환 가능성이 희박해진 취약계층의 경우에는 연체전 프리워크아웃 활성화, 채무구조조정 대상 확대 등을 통해 원활한 채무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 수장들도 전날인 5일 배포한 '범금융권 신년사 및 격려사'에서 일제히 금융권을 향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책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된 리스크가 올해 본격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가져야 하겠다"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데 우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가계부채의 누적, 경기침체로 인한 한계기업의 누중,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 가중 등이 우리 경제의 부담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 전반에 걸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통해 위기시 복원력을 높이는 한편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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