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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지털 뉴딜 핵심은 ‘Z세대’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 6일 ‘디지털 뉴딜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은 오는 2025년까지 총 58조2000억원을 투입, 경제·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 정부는 ‘D.N.A 확산’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DNA는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약자다.

여기에 Z를 덧붙이고 싶다.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0~20대)를 위한 전략이 빠져 우려스럽다. 정부는 이번 디지털 뉴딜 실행계획에서 ‘원격교육기본법’ 제정, 초중등교실 27만개에 고성능 와이파이(Wi-Fi) 구축, 최대 8만대 태블릿PC 보급 계획 등을 밝혔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만들어 나갈 스마트 교실 안팎에서는 △구글 미트 및 클래스룸 △줌(Zoom)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등으로 출석체크, 숙제확인,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 IT기업들도 원격수업이 가능한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미 학교와 학원 등 수업 현장은 구글, 줌, MS 등이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없어 아쉽다.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구글, 줌 솔루션 중 교사와 학생 상황에 따라 각각 선택해서는 쓰는 것과 스마트 교실 도입 초기부터 구글, 줌, MS만 선택지에 있는 것은 분명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빅테크 기업 솔루션으로만 채워진 스마트 교실로 인한 나비효과(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유발하는 현상)는 벌써부터 감지된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큰 아이는 원격수업과 동시에 구글 계정이 생겼다. 매일 아침 구글 클래스룸으로 출석 및 숙제를 확인받고 동영상 수업은 구글 유튜브로 이뤄진다.
원격수업 역시 구글 미트로 진행 중이다. 방과 후 학원수업마저 줌으로 하고 있는 지금, 고성능 와이파이 구축만으로 디지털 뉴딜이 실행됐다고 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PC·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앱마켓, 클라우드 등을 통해 빅테크 기업에 ‘락인(특정 서비스에 갇히는 것)’된 상황에 폐해를 겪고 있다. 원격수업으로 전환될 스마트 교실마저 빅테크 기업에 락인되지 않도록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

파이낸셜뉴스 정보미디어부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보미디어부 김미희 기자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