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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상반기 CEO 교체 수십곳...정치권 낙하산 '우수수' 떨어지나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1 14:36

수정 2021.01.11 19:39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기관장 임기 만료되는 주요 공공기관
주무기관 산한 공공기관 기관장명 임기만료
기획재정부 한국조폐공사 조용만 2021년 01월 18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유찬 2021년4월25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마사회 김낙순 2021년 01월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병호 2021년 0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기술 이배수 2021년?02월?12일
한국전력거래소 조영탁 2021년?02월?12일
한전KDN 박성철 2021년?02월?12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차성수 2021년?01월 01일
한국중부발전 박형구 2021년?02월?12일
한국동서발전 박일준 2021년?02월?12일
한국남동발전 유향열 2021년?02월?12일
강원랜드 문태곤 2020년 12월 20일
한국광물자원공사 공석 -
한국전력 김종갑 2021년 4월 12일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2021년 4월 4일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석 -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석 -
국가철도공단 김상균 2021년 02월 13일
한국교통안전공단 권병윤 2020년 12월 10일
고용노동부 학교법인한국폴리텍 이석행 2020년 12월 19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박두용 2020년 12월 26일
한국산업인력공단 김동만 2020년 12월 14일
한국잡월드 노경란 2021년 06월 06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종란 2020년 12월 26일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권경업 2020년 11월 2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서주원 2021년 06월 25일
해양수산부 울산항만공사 고상환 2021년 01월 07일
한국어촌어항공단 최명용 2021년 03월 26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연승 2020년 12월 28일
해양환경공단 박승기 2021년 02월 11일
(자료: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올해 상반기 공공기관 수십 곳이 기관장을 교체한다. 문재인 정부 5년 차로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여서 전·현직 관료와 정치권 인사들이 벌써부터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장 막차를 타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공기관들은 전문성이 결여된 정치인들이 사장 자리를 꿰찰 경우 본래의 업무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340곳 중 197곳의 기관장 자리가 임기 만료됐거나 올해 내 교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 임기가 이미 끝난 곳은 22곳, 공석은 12곳,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163곳이다. 이 가운데 청와대부터 지난해 4월 총선 낙선자, 여권 당직자까지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차기 사장직 공모에 지원한 곳이 적지 않다.


■조폐공사 사장에 靑 일자리 수석?
대표적인 곳이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지원한 한국조폐공사다.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인 조폐공사는 이달 초 열린 3차회의에서 면접심사를 통해 사장 후보로 4명의 지원자를 추렸다. 4명의 지원자 중 반 전 수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수석은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이지만 정부를 떠난 시점이 2008년인데다 2017년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을 지낸 만큼 '온도 차'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이병호 사장 후임을 뽑고 있는 aT는 관가와 정가의 2대 2 대결 국면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자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춘진 전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인사인 유병만 전 정책위 부의장이 정가에서 지원, 김경규 전 농총진흥청장과 김성민 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단장 등과 함께 인사검증을 거치고 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누구를 임명제청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코로나19 탓에 지난해부터 '개점휴업' 중인 한국마사회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출신인 김우남 전 의원이 오는 18일 임기를 종료하는 김낙순 회장의 후임으로 나섰다. 김 전 의원 외에 임성한 전 한국마사회 경영본부장과 윤영기 마주 등이 지난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지원했다. 정상 경영을 위해선 '온라인 마권 발매 근거법'이 절실한 마사회 일각에선 힘 있는 농해수위원장 출신 회장이 현재의 '차입경영'을 끝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제주출신 김우남 전 의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 관련법을 직접 발의하기도 했다.

■한전 5개 발전자회사 인선작업 착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은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그린뉴딜 정책 추진을 위해선 그만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정치인 출신인사가 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부 장관으로는 여당 출신 정치인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성 1호기 수사, 신한울 3·4호기 사업 재개 등 관련 이슈가 복잡해 힘있는 정치인이 올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직 기관장들이 1년 연임해 문재인 정부의 임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황창화 전 국회도서관 관장이 지난 2018년 10월부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당장 한국전력 5개 발전 자회사들은 이번주 줄줄이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한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과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내달 12일 임기를 마친다.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과 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 임기는 3월 7일까지다. 중부와 남부발전은 각각 11일, 12일에 임추위를 개최하고, 남동과 서부발전도 이번 주 중 후보자 공모계획을 공고한다.

한전은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정치권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김종갑 한전 사장의 임기가 4월 12일까지인 만큼 "아직 차기 사장 인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한전 측 공식 입장이지만, 박원주 전 특허청장, 정승일 전 산업부 차관, 3월 임기를 마치는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신정식 남부발전 사장,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이 차기로 언급된다. 열린우리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낸 송인회 건설근로자공제조합 이사장이 재도전을 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2년 반째 사장이 공석인 한국광물자원공사도 후임 사장을 뽑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지난해 8월 정치인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지만 취소된 바 있다. 12월 세 번째 공모를 진행했고 황규연 전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당료 출신 인사 2명, 여기다 광물공사 내부 지원자 2명 등 총 5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공모에서 인사혁신처 취업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황 전 이사장이 또 공기업 사장에 지원한 것은 이유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밖에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임기도 오는 3월 21일 만료된다. 코스피 상장사이기도 한 강원랜드도 지난해 12월 20일 문태곤 사장의 공식 임기가 끝나면서 후임 사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신임 사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장 공석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장 자리엔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내정, 이르면 내달 취임한다.

■고용분야 기관장..유임이냐 신임이냐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해보다 이슈가 많았던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은 유임을 통해 안정을 취하는 곳과, 새 기관장 선출에 들어간 기관이 나뉜다.

산업재해와 안전 문제를 관장하는 안전보건공단은 지난해 12월 임기가 만료된 박두용 이사장이 1년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어수봉 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텍대학 신임 이사장에는 조재희 전 청와대 비서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이석행 현 이사장도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임기가 만료된 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의 후임 선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연승 이사장은 조만간 단행될 3차 추가 개각에서 신임 해수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수부 산하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1월 7일),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2월 11일), 최명용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3월 26일) 등도 올 1·4분기에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환경부 산하 기관의 경우 권경업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임기가 지난해 11월 만료됐고, 서주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의 임기는 오는 6월 25일 만료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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