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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페트병으로 니트백…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만들고 싶다"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0 17:02

수정 2021.01.10 18:03

서강희 플리츠마마 이사
"폐페트병으로 니트백…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만들고 싶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100% 제주 폐페트병 리사이클 원사를 이용한 가방을 선보여 화제가 된 업체가 있다. 주인공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 '플리츠마마'다.

국내 폐페트병으로는 쓸만한 장섬유를 뽑아낼 수 없을 것이란 주변의 우려에도 '어떤 퀄리티의 원사가 나오더라도 비용 리스크를 감당하겠다'는 전제 하에 '리젠제주'라는 국내 최초 100% 제주 폐페트병 리사이클 폴리에스터가 탄생했다.

이 과정을 총괄한 플리츠마마 서강희 이사(사진)는 10일 "국산 폐페트병에서 나온 원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아직 폐페트병 수거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주도의 수거시스템이 상당히 훌륭해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원사가 나올지 알 수 없어 손실을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윤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신념이 있었다.
서 이사는 "대기업에는 친환경 제품이 전체의 한 부분이지만 우리는 브랜드 정체성의 전부"라며 "이윤은 박하지만 숫자보다는 스토리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좋았다. 그는 "제주도의 수거 시스템이 의외로 잘 돼 있었고, 원사의 양도 필요한 만큼 나왔다"고 소개했다.

플리츠마마는 리사이클 원사를 활용한 니트백으로 유명해졌지만 가방을 만들기 위해 세운 회사는 아니다. 서 이사는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방은 물론 여러 아이템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플리츠마마의 모든 제품은 니트 공법으로 만들어 버려지는 원사가 거의 없다. 서 이사는 "일괄 직조된 원단을 재단해 봉제하는 것이 아니라 3D 프린팅 기법과 같이 일일이 원하는 모양으로 성형하듯 편직하므로 자투리 원단이 발생하지 않는다. 가방이 완성된 후 남는 리사이클 원사도 1g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단계에서도 제로웨이스트와 최소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고민했다. 그 결과 최소한의 부피로, 최소한의 공간을 차지하는 '니트 플리츠백'이 탄생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최근 해외에서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 서 이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이렉트로 구매하는 해외 고객이 많다"며 "호주, 대만, 홍콩, 일본은 현지 업체에서 먼저 연락이 와 판매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플리츠마마가 '리사이클'에만 중점을 두는 것은 아니다. 자칫 패션시장에서 주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서 이사는 "아무리 좋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도 예쁘지 않고 실용적이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며 "리사이클링이란 가치를 가져가면서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예쁜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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