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장속 미생물이 면역항암제 효능 높였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2 11:03

수정 2021.01.12 13:11

면역항암제 'anti-PD-1'과 시너지 균주 'B. bif_K57'을 함께 투여한 실험쥐는 면역항암제만 투여한 실험쥐와 비교한 결과, 종양의 발광도가 감소했고 폐에서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했다. 또 비시너지 균주(B. bif_B06)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실험쥐는 시너지 균주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실험쥐보다 종양 억제 효능이 더 떨어졌다. GIST 제공
면역항암제 'anti-PD-1'과 시너지 균주 'B. bif_K57'을 함께 투여한 실험쥐는 면역항암제만 투여한 실험쥐와 비교한 결과, 종양의 발광도가 감소했고 폐에서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했다. 또 비시너지 균주(B. bif_B06)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실험쥐는 시너지 균주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실험쥐보다 종양 억제 효능이 더 떨어졌다. 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암환자 분석과 동물 실험을 통해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이는 장속 미생물을 찾아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팀이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증가시키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을 찾아내고 항암 현상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박한수 교수는 "세계 최초로 아시아인 비세포성폐암에서 항암제 치료효능을 높이는 장내 미생물을 찾아냈고 같은 종이라도 균주에 따라 항암 효과가 현저히 차이나는 현상을 다중오믹스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총 235명의 정상 비소세포성폐암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중 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 그룹은 위와 장에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이 유의하게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암에 걸린 실험쥐에게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과 면역항암제(anti-PD-1)를 함께 투여했다. 실험결과 같은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종이라도 균주마다 암 억제 정도가 달랐다. 이 실험을 통해 균주와 면역항암제 병용 투여 시 면역항암제 단독 투여보다 유의하게 암을 더 억제하는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균주를 찾아냈다.

또 연구진은 다중오믹스 분석을 통해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균주의 항암 현상을 밝혀냈다. 실험쥐에게 항암 균주를 먹였을때 항암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인터페론 감마 조절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다. 이와함께 혈청 대사체 및 지방체 분석을 통해 균주 투여시 인터페론감마 분비를 촉진시키는 대사체가 증가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이는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균주들이 인간 면역세포와 공동 배양시 비 효능 균주들에 비해 인터페론 감마 분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또 유전체 분석을 통해 면역 항암제 효능 증진 균주들에서 펩티도글리칸 합성 경로가 증가했다.

이와함께 실험쥐를 이용해 세균의 세포벽을 이루는 구성 성분인 펩티도글리칸의 차이가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균주의 면역 항암제 효능을 높이는 핵심 현상임을 증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해 면역항암제에 저항성을 가지는 암종 및 암 환자에게 암 치료의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GIST 박한수 교수와 지놈앤컴퍼니가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12일 네이쳐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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