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145억 중 126억 찾았다…카지노 현금 도난 공범 2명 추적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4 12:38

수정 2021.01.15 05:49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공범 확인…1명 중국 출국
제주경찰청 “자금의 성격·출처에 대한 조사도 필요”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fnDB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fn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신화월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현금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용의자인 외국인 재무담당 여성 임원 A씨(55)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공범들을 쫓고 있다.

이들은 30대 남성 2명이며, 이 중 외국 국적의 남성은 출국한 상태다.

제주지방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4일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에서 도난당한 현금 뭉치와 관련해 공범 2명에 대한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30대 중국인 남성과 30대 한국인 남성이다.

경찰은 이들이 랜딩카지노 본사 자금을 관리하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A씨를 도와 거액의 현금 뭉치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중국인 남성은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수사 중 81억5000만원이 발견된 랜딩카지노 VIP금고의 주인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은 사라진 145억6000만원의 일부로 추정된다.

경찰은 또 A씨가 머물던 제주시내 모처에서 찾아낸 현금다발까지 포함해 총 126억원을 찾았다. 이번에 발견된 돈은 모두 5만원 신권 다발로 포장된 상태였으며, 경찰은 사라진 돈과 일치 여부를 확인 중이다.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사진=제주신화월드] /사진=fnDB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사진=제주신화월드] /사진=fnDB

잠적한 A씨는 2018년 2월 제주신화월드 개장 당시 홍콩 본사에서 임원급 인사로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동안 ‘임수휘(Lim Su Hui)’라는 한국 이름을 사용했으며, 지난 연말 휴가차 두바이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경찰은 “공범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현재 추적 중인 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들의 가담 여부와 정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 4일 사업장 내 보관 중이던 145억6000만원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제주신화월드 본사인 홍콩의 랜딩인터내셔널도 지난 5일 “제주도에서 보관 중이던 회사 소유의 한화 145억6000만원(홍콩달러 1억 380만달러)을 분실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제주신화월드 측은 입장문을 내고 "사라진 돈은 제주신화월드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이나 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 아니라, 홍콩 본사가 맡겨둔 돈이며, 카지노 운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2018년 개장한 제주신화월드는 홍콩 상장법인 랜딩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투자했다. 랜딩인터내셔널 최대 주주인 중국인 양즈후이(仰智慧) 회장은 2018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서 중국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뒤 경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카지노업계 일각에서는 랜딩카지노 개장 당시 양즈후이 회장과 친분이 있는 중국 기업가 등 VIP 고객들이 전세기를 타고 제주에 몰려왔으며, 카지노에 현금이 넘쳐났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양 회장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자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날까 봐 발길을 뚝 끊었던 당시 VIP 고객들이 맡겨 둔 돈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해외 송금 규제 강화로 중국에서 한꺼번에 많은 돈을 가지고 나오지 못하는 VIP 고객들이 미리 다양한 경로로 자금을 카지노에 예치했다는 의미다.
경찰은 "람정 측에서 사라진 145억6000만원이 본사 자금이라고 하는데, 이 돈의 성격과 출처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 부문"이라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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