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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천피 시대 ‘버블팝’ 경계 경보

[기자수첩] 삼천피 시대 ‘버블팝’ 경계 경보
올해 코스피는 3000시대를 열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증시로 몰리고 있다. 증시가 계속 갈 것이라는 낙관론과 증시 과열 양상으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부딪친다. 일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거시경제 투톱이 실물과 금융시장의 괴리가 큰 상황에 대해 경고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5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자산시장으로의 쏠림, 부채 급증 등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 역시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과 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수장의 경고음이 아니더라도 과거 금융의 역사는 꾸준히 '버블팝'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은 실물경제는 얼어붙었지만 금융시장에 풀린 유동성에 힘입어 최초로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했던 해다. 하지만 그 이듬해인 2008년 10월 938.75까지 추락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고조되자 우리 증시 역시 버텨내지 못했고 폭락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는 '버블경제의 대표적 몰락' 사례로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되는 얘깃거리다. '꿈의 통신망'이라는 기대감 속에 폭등했던 수많은 인터넷 관련 IT 관련 주가는 발전하는 기술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주저앉았다.

무엇보다 지금의 유동성 장세는 개인들의 빚투자가 한몫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닷컴 버블'이 터졌던 2000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당시 변동성이 오기 전에 선행해서 신용융자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닮았다.

코스피가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00선을 넘긴 7일 빚투자에 해당하는 신용융자잔액 역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 등 금융권 신용대출이 이례적이라는 기사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주식시장의 유동성 쏠림은 버블을 만들기 마련이고, 버블붕괴는 자칫 금융권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빚투자를 한 개인들의 고통은 배로 클 수밖에 없다. 주가가 회복하더라도 견뎌내야 하는 시간과 금전적 충격은 오롯이 투자자 몫이다. 현명한 투자를 원한다면 시장의 경고음을 가볍지 않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