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K자형 회복’ 전문적인 대응을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4 18:00

수정 2021.01.14 18:00

[기자수첩] ‘K자형 회복’ 전문적인 대응을
코로나19를 견디면서 지난 일년 동안 'K'의 의미는 '위로'였다. 한국을 나타내는 K에 '방역'을 붙인 K방역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여기에는 코로나 확산세에 신속하게 대응한 질병관리청(옛 질병관리본부)과 의료진 등 전문가들이 있었다. 이들 덕분에 조금이나마 안심이 됐다.

새해를 맞으면서 또 다른 의미의 'K'가 언급된다. 'K자형 회복'이라는 단어다.
지난해 12월 3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 과정이 K자 형태(K-shaped recovery)로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자형 회복은 경제회복에서 양극화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총재가 지적한 대로 전통적 대면산업을 중심으로 한 영세 소상공인이나 저소득층은 회복에서 계속 소외되는 것이다. 이는 한계기업 증가와 가계·기업의 레버리지 확대로 이어지고, 외부충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대응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이후 백신 보급상황에 격차가 나타나고 이에 따라 경제회복 속도에도 지역 간, 국가 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K자형 회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셈이다.

코로나를 겪은 이후 경제회복은 가장 큰 관심사다. 정부는 매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지만 올해만큼 그 말이 절실한 적은 없다. 당장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스물아홉번이나 언급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경제가 가장 많이 언급됐지만 올해 그 수는 더 늘었다. 지난해 경제라는 단어가 열일곱번 등장한 데 비해 열두번이나 더 언급된 것이다.

해답은 K자형 회복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다. 해당 분야에 정확하고 신중하고 꾸준히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K의 이미지에 '위로' 대신 '우려'가 짙어지는 올해, 스물아홉번이나 언급된 경제라는 단어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좀 더 전문적이고 실질적 대응이 불가피하다. 적어도 올해는 전셋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 저금리라고 단언하는 무지는 아니어야할 것이다.
누더기처럼 횟수만 더하며 가계빚을 늘린 주택정책 역시 반복되면 안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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