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서 '친문' 선택한 호남
대선 앞두고 본격적 세력 개편 돌입
이병훈 '이낙연 지지', 민형배 '이재명 지지'
정세균 카드도 유효..호남 민심 향배에 '촉각'
[파이낸셜뉴스] 호남 민심이 이낙연과 이재명, 두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급속히 개편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전체 의석 28석 중 27석을 민주당에 몰아줬다. 호남은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에 25석을 선물했지만, 불과 4년 만에 친문이 중심이된 민주당에 압도적 승리를 안겨주며 지역 정계를 안철수에서 문재인으로 교체했다.
그런 호남이 차기 대선을 14개월 앞두고 대선 잠룡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분화를 시작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잇따라 각기 다른 대선주자 지지선언에 나서면서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을 선택한 호남 민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대선주자 기준에 더 적절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광주 동구남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광주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이낙연 대표 체제에 대해 권력기관 개혁 법안, 민생관련 공정경제 법안 등을 포함해 '87년 민주화' 이래로 제일 많은 개혁법안을 처리했다"면서 "두 차례에 걸쳐 약 17조원 정도의 코로나 피해 지원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재창출을 하는데 있어서 후보의 기준은 막스 베버가 말한 열정과 책임감, 균형감각에 도덕성을 덧붙여서 판단해야한다"면서 "거론되는 후보 중에서는 이 대표가 적절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의 질타를 받은 '사면론'에 대해서도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대통령께서 국민의 눈높이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실 것”이라며 "이 대표는 우리 민주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고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의 재목이다.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그 발언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돌팔매질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표적 친노·친문 인사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를 적극 지지하며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냈고 광주 광산구을 지역구다.
민 의원은 광주지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대에 부합하는 사람, 시대적 과제를 잘 풀어나갈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이 지사의 행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후보를 선택할 때 개인이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느냐는 것보다 사회에 대한 진단과 과제를 먼저 설정하고 과제를 풀어가면서 새로운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이 지사가 앞서 말한 기준들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사면론'에 대해서도 "국민통합을 위한 사면을 말씀하시는데 '사면을 하면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논리적인 근거가 없다. 대선주자로서의 가능성이나 기대에 대한 제 나름의 미련을 조금 버렸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후 민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왕에 내 놓은 말이니 책임지고 다른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다. 필요하다면 머지않아 제 생각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이 대표가 고향출신인데 왜 그러느냐는 말씀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 출신 지역이 호오나 찬반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저는 DJ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줄곧 DJ를 지지했다. 호남 혹은 목포 출신이어서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부산 출신이어서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할 공직 후보를 선택하는 정치인에게 왜 고향출신을 지지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합리적인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치와 노선을 함께 할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정치인이 걸어야 할 바른 길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남 민심은 이 대표와 이 지사 외에도 정세균 국무총리에 대한 정치적 기대를 걸고 있다. 정 총리 역시 호남 출신으로 합리적 성품과 정치적 역량이 검증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 총리는 지난 2008년 야당으로 밀려난 '81석 민주당' 대표를 맡으며 민주당을 지켜낸 인물로 평가 받는다.
호남지역 한 의원은 "정 총리가 최근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대선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했지만 대선 출마선언에 나서면 판세는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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