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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터널 끝 'V자 반등' 온다… 해외기관 "한국 올 3.2% 성장" [돈의 빛과 그림자]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9 18:20

수정 2021.01.19 18:20

<1> 한국경제, 펜트업에 올라타라
글로벌 IB들 올 세계경제 성장률 5.2% 전망
작년 코로나發 마이너스 성장의 기저효과
국내기관은 다소 낮아… 韓 평균 2.4% 점쳐
美 바이든정부 출범엔 긍정적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수출 증가
관건은 내수 회복에 달려
팬데믹 터널 끝 'V자 반등' 온다… 해외기관 "한국 올 3.2% 성장" [돈의 빛과 그림자]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되겠으나 확산이 진정된 이후에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2월 말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이 전망이 늦어도 올 3·4분기엔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자 당시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 양상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면 이른바 '펜트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펜트업 효과는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새해 들어서도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만큼 코로나에 대한 공포도 곧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본지가 신년을 맞아 실시한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경제연구소 전문가 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선 전체의 38.7%가 반등의 시기를 올해 2·4분기(4~6월)라고 봤고, 37.3%가 3·4분기(7~9월)라고 응답했다.

<본지 1월 4일자 1면 참조>

■글로벌IB 65% "韓 성장률 3.2% 이상"

19일 블룸버그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소 등 37개 기관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이들 기관의 65%가 앞서 우리 정부가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3.2%)보다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다.

이들이 예상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평균 5.2%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3.8%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따른 기저효과 덕에 올해 성장률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대량 보급, 완화적인 통화정책 등의 변수를 감안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3%로 봤다. 골드만삭스 전망치가 가장 높긴 하지만 여타 IB 전망치도 이와 유사하다. 실제 UBS가 6.1%, 도이체방크와 웰스파고가 각각 5.9%, JP모간이 5.8%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4.5%, 크레디트스위스는 4.1%, ING그룹은 4.0%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3.2%다. 한국 정부 전망치와 같다. 특히 무디스(4.7%)와 모간스탠리(4.2%)를 포함한 24곳은 한국 정부 전망치(3.2%) 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했다. 숀 로치 S&P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낙관적으로 봤던 국가 중 하나로 기업 대차대조표 등을 봐도 경제적 타격이 크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 내부의 평가는 다소 박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제전문가 214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경제전망 및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의견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평균 2.4%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치는 물론 한국은행(3.0%), KDI(3.1%) 등이 내놓은 수치보다 크게 낮다. 향후 경제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55.1%)이 '나이키형 회복(완만한 회복)'을 꼽았다. 펜트업 효과에 따른 'V자형 반등'을 점친 이는 13.6%였다. L자형 장기침체(17.8%)와 'W자형 더블딥(회복하던 경제가 다시 위축)'(10.7%)이란 응답도 적지 않았다.

■美 바이든 효과로 수출↑ "내수에 달렸다"

다만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에 따른 긍정적 영향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낸다. 경총 조사에서도 바이든 정부 출범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답변은 36.0%를 기록, 부정적(4.7%)이란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 바이든 효과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글로벌 수출 증가(67.5%)'다. 다음은 '대미 수출 증가(24.7%)'였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서프라이즈를 지속하고 있다. 새해 첫날 발표된 2020년 12월 수출은 514억500만달러로 2019년 12월보다 12.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6.3%)를 크게 웃돌았다. 2019년 12월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늘었다는 점을 감안해 일평균 금액을 비교해도 7.9% 증가한 것이다.

시장에선 올해 1·4분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이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올해 1·4분기 한국 수출 증가율이 작년 1·4분기보다 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거 수주액과 인도 시점을 감안하면 선박 수출이 올 3·4분기까지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 선박은 작년 12월에도 반도체 다음으로 높은 기여도를 기록했다.


수출의 견고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결국 V자형 반등의 관건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또 다른 축인 '내수'에 달렸다는 평가다. 9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마련한 정부는 이미 소상공인에 대한 지급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총 56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해 오는 2월부터 의료진과 고령자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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