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사회적 합의기구 5차 회의에도 결론 못내 분류작업 인력·책임 문제 놓고 노사 이견 '여전' 노조, 이틀간 총파업 투표…연휴 물류대란 우려 당정, 노조 힘 실으며 조율…막판 타결 가능성도
현재 조합원들이 속속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와 정부는 사측을 설득하는 등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택배연대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전국 각 지회 터미널과 우체국 250여곳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CJ대한통운,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등 5개 택배사 소속 55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진행 중이다.
강민욱 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은 "구체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참여율은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지금의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이 많았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는 지난 19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을 위해 노사와 정부, 국회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기구가 5차 회의를 열고 분류작업 문제를 비롯한 핵심 의제를 논의했지만 또다시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역시 최대 쟁점은 분류작업 책임 명시였다.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원인으로 지목되는 분류작업 문제를 놓고 그동안 노조는 '분류작업 업무는 택배기사 업무가 아니다'며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고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택배사들이 지난해 10월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약속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약속을 받아내고, 책임 소재를 사측으로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그러나 택배사들은 '분류작업 업무는 배송 업무에 포함된다'며 분류작업 업무가 택배기사 업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최근에는 분류인력 투입 '비용'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사회적 합의 기구에 참여 중인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노조는 일단 (분류작업) 책임을 명확히 하고 논의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사 간 입장차가 지난 1~4차 회의에서 지속된 데 이어 노조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전날 회의에서도 공회전하자 노조는 예고했듯이 이날부터 이틀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에 나섰다.
분류작업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 없이 물량 폭탄이 예상되는 설 연휴 특수기를 맞는다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는 지난해 16명에 이어 또다시 반복될 것이란 얘기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1명이 과로로 쓰러지고 2명은 숨졌다.
강민욱 교육선전국장은 "투표 결과는 오는 22일 오전께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총파업 돌입 관련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가결 시 총파업은 27일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물류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국회와 정부가 계속 물밑에서 노사 간 합의 유도를 시도하고 있어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실제로 당정은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적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며, 특히 분류작업 업무는 택배사 책임이라는 데 일정 부분 공감하며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분류작업 문제와 관련해 사측과 의견 조율에 나섰으며, 오후께 다시 한 번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아직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노조가 분류작업 등과 관련한 논의 테이블에서 '우체국 택배 단협 문제'까지 꺼낸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사회적 합의 기구에 참여 중인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노조는 전날 교섭에 진통을 겪고 있는 우체국 택배 노사의 단협 문제도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노조는 계속 이것(우체국 노사 문제)을 해결해야 사회적 합의도 의미가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노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민욱 교육선전국장은 "교섭을 하면서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나온 해결책이 우체국 단협에 담겨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강제적으로 이행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해 당정이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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