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새로운 디스플레이 재료, 색변환 140배 빨라졌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5 13:41

수정 2021.01.25 13:41

UNIST 백종범 교수팀, 2차원 유기 반도체 소재 합성
돌돌말리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전자기기 재료에 활용
UNIST 백종범 교수팀이 유기 고분자 구조체를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FET)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었다. 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재료는 염화수소(HCl)를 첨가해 전기전도도가 140배 향상됐다. UNIST 제공
UNIST 백종범 교수팀이 유기 고분자 구조체를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FET)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었다. 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재료는 염화수소(HCl)를 첨가해 전기전도도가 140배 향상됐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돌돌말리는 디스플레이나 몸에 착용하할 수 있는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를 개발했다. 이 2차원 유기 반도체는 전자이동 속도가 기존 실리콘반도체보다 수십배 빨라 디스플레이의 색상 변환 지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이 'C5N(씨파이브엔) 2차원 유기 고분자 구조체'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25일 밝혔다. 이 유기 고분자 구조체를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FET)에 썼을 경우 전하이동도, 즉 전자이동 속도가 수십 배 이상 빨라졌다. 또 이 구조체에 염화수소(HCl)를 첨가하면 전기전도도가 140배 향상돼 전도성 물질로도 쓸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만든 유기반도체는 탄소원자 5개에 질소 원자 1개로 이뤄졌다. 이 구조체는 탄소만으로 이뤄진 그래핀과 달리 2차원 구조에 균일한 미세구멍으로 이뤄져 우수한 전하이동도가 (전자 996㎠Vs, 정공 501 ㎠Vs)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즉 1볼트/센티미터(V/㎝)의 전기장을 걸어줬을 때 1초 동안 전하 하나가 996㎝를 이동한다는 뜻이다.

이는 이제껏 보고된 유기반도체 전하이동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소재 내부에서 전자나 정공이 빠르게 움직여 신호전달이 빨라지고 디스플레이에서 색상 변환 속도도 빨라진다.

UNIST 백종범 교수팀인 노혁준(왼쪽) 연구원과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 UNIST 제공
UNIST 백종범 교수팀인 노혁준(왼쪽) 연구원과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 UNIST 제공
이 물질은 매우 안정적으로 600℃의 고온도 잘 견딘다. 제1자자인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는 "구조의 모든 부분이 고리모양으로 이뤄져 있어 기존 2차원 유기 구조체보다 화학적, 열적 안정성을 높여 각종 고온 조건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 물질은 기존 전도성 고분자인 사슬형 폴리아닐린보다 우수한 전기전도도를 갖고 있어 염화수소를 첨가하면 전도성이 140배 이상 향상돼 다용도 전도성 고분자로 쓸 수 있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로 2차원 고분자를 유기반도체 재료로 사용했을 때의 고질적 문제인 낮은 전하이동도를 극복했다"며 "앞으로 유기 반도체 소자 개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오준학 교수팀과 함께 진행해 저명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스'에 20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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