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과대 민승기 교수팀, 국제 공동연구 통해 밝혀내
[파이낸셜뉴스] 국제 공동연구진이 인도양의 계절풍 '몬순'이 강해지면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공과대(POSTECH)는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주대, 국립기상과학원, 영국기상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도양 계절풍 '몬순'과 동아시아 태풍의 연관성을 연구해 '미국기상학회보' 1월호에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기록적으로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주었던 2019년 9월의 동아시아 대기순환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도 북서부의 비정상적인 대류활동이 북서태평양의 가을철 태풍 진로를 결정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
2019년 9월은 1904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3개의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에 영향을 주어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연구진은 동중국해 지역에 형성된 극단적인 남서풍이 태풍을 한반도 방향으로 진행시킨 것을 파악했다. 이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이례적인 대기순환이 나타날 가능성과 그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인도 북서지역에서 발생한 매우 강한 대류활동이 대류권 상층에 거대한 파동을 활성화시켜 한반도와 일본에 걸쳐 강한 고기압성 순환을 만들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최근 한반도의 '잦아지는 가을 태풍'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있었지만 특정 사례에 대해 관측과 모델 자료를 정량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최신 CMIP6 다중모델 자료와 영국기상청의 대량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로 태풍을 유도하는 대기순환 패턴이 외부적 요인(인간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과 내부적 요인(인도 몬순 강화)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률적으로 비교했다.
해양 온난화를 통한 점진적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뚜렷하지 않은 반면, 인도 북서지역의 강한 대류활동이 한반도의 가을철 태풍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침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몬순 대류가 평소보다 강할 경우, 2019년 9월과 같은 극한 사례가 발생할 확률이 1.5~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승기 교수는 "가을 태풍은 강한 위력으로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데 이에 대한 예측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도 몬순을 보다 주의 깊게 감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인도 몬순이 강해지고 그에 따라 한반도로 향하는 가을 태풍이 늘어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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