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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반토막 나는데 팔지도 못하고"…거래소 먹통에 사용자 '발 동동'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2 13:02

수정 2021.02.02 13:40

지난 1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이상 빗썸 접속 오류 발생
리플(XRP)의 급격한 시세변동이 원인…하룻새 80% 출렁
"사용자가 실제 거래를 했을 것이란 입증이 손배소 관건"
서버다운 사태 재발 막아야…"아키텍쳐 아예 새로 짜야"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이용자들이 간밤에 일어난 거래소 접속불가 사태로 발을 동동 굴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주요 가상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리플(XRP)이 가격이 반토막이 날 정도로 급락하고 있는 와증에 빗썸 이용자들은 거래소 접속오류로 원하는 시간에 팔지도 못하면서 투자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빗썸 1시간 이상 '접속불가'
빗썸은 1일 오후 9시반경 홈페이지 접속 지연에 대한 공지를 게시했다./ 사진=빗썸
빗썸은 1일 오후 9시반경 홈페이지 접속 지연에 대한 공지를 게시했다./ 사진=빗썸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부터 빗썸 거래소 서버가 막혀 이용자들이 접속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같은 거래소 접속 불가 현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빗썸은 전날 공지사항을 통해 "접속자 급증으로 인한 트래픽 증가로 인해 일시적으로 모바일 웹과 애플리케이션(앱), PC를 통한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알렸다.

전날 발생한 갑작스러운 빗썸 트래픽 급증 원인으론 리플이 지목된다. 앞서 리플 커뮤니티에선 한국 시간으로 1일 밤 10시부터 리플 단체 매수 활동을 전개할 것을 예고해왔고, 실제 어제 밤 리플이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거래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2일 기준으로 최근 1주일간 리플(XRP) 가격 및 거래량 변화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2일 기준으로 최근 1주일간 리플(XRP) 가격 및 거래량 변화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가상자산 시황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리플 가격은 1일 저녁 8시 경, 고점인 833원을 찍고 그로부터 약 3시간만인 오후 11시에 456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24시간동안 체결된 리플 총 거래량은 38조원이 훌쩍 넘었는데 일 거래량이 5조~6조 수준이던 올초와 비교하면 거래규모가 6~8배 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리플 종목에 자금이 일시에 쏠리면서 빗썸 외에 다른 거래소들도 출렁였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간 바이낸스와 업비트 등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도 일시적인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키도 했다.

사용자의 '실제 거래의도' 입증이 관건

하지만 빗썸에선 아예 접속이 불가한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버가 다운된 시간동안 리플 시세에 전혀 대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뒤늦게 접속했을땐 이미 해당 종목의 시세가 크게 떨어진 후였던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빗썸을 상대로 거래소 접속 장애로 인한 피해보상을 목적으로한 집단 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당 이슈는 우선 거래소의 고의라기 보단 과실로 보이고, 만에 하나 거래소의 불법행위가 있다고 가정할때 이에 대한 입증을 할 수 있어야 배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인 본인이 실제로 거래를 했을 것이란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빗썸 건은 사용자가 매도 주문을 넣은 도중에 서버가 멈춘 것이 아니라 대부분 아예 거래소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던 상황으로 보여, 사용자가 실제 거래 의도가 있었는지 입증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빗썸 측은 "아직까진 피해보상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플랫폼 운영대응 차이가 상반된 결과 초래"
지난 2017년 11월 빗썸 서버 다운 사태 발생 당시 '빗썸 11·12 피해자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소재 빗썸거래소 앞에서 투자손실 보상에 대한 시위를 벌이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 2017년 11월 빗썸 서버 다운 사태 발생 당시 '빗썸 11·12 피해자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소재 빗썸거래소 앞에서 투자손실 보상에 대한 시위를 벌이는 모습./사진=뉴스1

한편, 이번 빗썸 사태로 거래소의 플랫폼 최적화 작업이 보다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빗썸의 경우 지난 2017년에도 급격한 가상자산 시세 변동으로 인한 트래픽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항상 서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어제처럼 트래픽이 급격히 늘어날때 엔지니어들이 추이를 봐가면서 서버를 증설하는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게 관건"이라며 "시스템 효율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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