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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남' 흑석9구역 재개발… 대형 건설사 4곳 뛰어든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2 17:57

수정 2021.02.02 21:15

이르면 8월 시공사 선정 계획
기존 시공사 롯데건설 포함
현대·삼성·DL 수주전 참여할 듯
대기업 고급브랜드 적용 땐
강남 수준 공사비 증액 불가피
서울 흑석9구역이 지지부지하던 재개발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시공사였던 롯데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이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4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대형 건설사의 고급브랜드가 적용될 경우 강남 수준의 공사비 증액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 이르면 8월 시공사 선정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달 20일 대의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 이는 새 조합장 선출을 위한 첫 단계로, 조합 측은 3월 대의원 보궐선거를 거쳐 4월 내 조합장 선출 총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조합장 교체, 시공사 계약 해지 이후 답보 상태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새 조합장 직무대행이 선임되며 재개발 사업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국공유지 매입계약금 문제를 해결하고, 새해 들어서는 새 조합장과 임원 선출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4월 예정돼있지만,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경우 더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대형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조합은 코로나 변수가 없는 한 이르면 오는 8월 새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흑석9구역은 서초구와 맞닿은 한강변 입지로 '준강남'으로 불린다. 더욱이 흑석 뉴타운 중에서도 평지로 꼽히며 인기가 높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던 롯데건설은 최근 흑석9구역에 홍보사무실을 차리고 조합원 설득작업에 나섰다. 롯데건설 측은 계약해지는 '임시 집행부의 결정으로 대표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시공사를 재선정할 경우 시중금리로 사업비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계약을 이어가면 무이자 사업비 조건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흑석9구역 A중개업소 대표는 "사업 속도와 조건을 근거로 아직 롯데건설을 지지하는 조합원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새로 선출되는 조합장의 성향이나 롯데건설이 제시하는 조건이 납득할 만 할 경우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 대형 건설사 '4파전' 양상

지난 해부터 흑석9구역에 관심을 보여온 현대건설과 DL이앤씨도 고급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조합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현대건설에서 지난 해부터 디에이치 브랜드를 내세워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인근에 아크로, 써밋 등 고급 브랜드가 들어선 만큼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등 고급 브랜드의 건설사를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엔 삼성물산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삼성물산이 관심을 가지는 것 만으로도 흑석9구역이 사업성이 높다는 걸 방증한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선 4파전 양상을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추진과 연관지어 '빅딜'의 물밑작업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가 들어설 경우 강남급 공사비를 맞춰줘야 해 재개발 사업 진행 속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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