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공매도 2위 두산인프라 사자" 증시 '反공매도 운동' 확산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2 18:19

수정 2021.02.02 19:21

미국 '게임스톱' 사태에서 촉발된 공매도 전쟁이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은 최근 온라인 종목 토론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맞서 주식을 매수하는 일명 '두인스톱'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앞서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 반대 운동 대상으로 지목한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외에도 주주들을 중심으로 '反(반)공매도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5.04%로 롯데관광개발(6.77%)에 이어 코스피시장 2위를 기록했다. 공매도 잔고 금액은 908조970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셀트리온(2조598억원), 에이치엘비(3079억원)는 공매도 잔고 기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 각각 1위다.


주주들은 두산인프라코어 공매도 비중 대비 주가가 저렴해 주주들이 뭉치면 '게임스톱'과 같은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에 앞서 인적분할로 인한 주주명부 폐쇄 이전에 공매도 상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두인스톱' 운동의 배경으로 꼽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한투연의 '공매도 전쟁'으로 셀트리온(14.5%), 에이치엘비(7.2%) 등의 주가가 급등한 전날 7.48% 동반 상승했다. 이날도 0.68%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포함해 공매도 피해가 큰 기업들의 주주들이 더욱 가세할 것이어서 공매도 세력과 싸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한국판 게임스탑 운동'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증시 환경이 달라 주가 상승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풍부한 증시 자금을 고려할 때 '반공매도' 운동의 잠재력은 크다"면서도 "미국과 달리 한국 증시는 공매도 제한이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어 숏 스퀴즈(공매도 잔고가 많은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급등하는 현상)를 유발할 투기적 공매도(헤지 포지션을 구축하지 않은 공매도 거래자)의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이어 "반공매도 운동 종목으로 거론되는 셀트리온, 에이치엘비의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수 비율은 각각 6.2%, 8.0% 수준으로 100%를 상회하는 미국 숏 퀴즈 종목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라며 "관련 종목들은 개인투자자 관심에 따른 수급 효과로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수 있으나 상승폭에 대해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전날 급등한 셀트리온, 에이치엘비는 각각 4.18%, 1.76%씩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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