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는 메이저리그서 175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그런 선수는 흔하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서 3000안타(3089개)를 넘겼다. 홈런 수도 117개나 된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당연시 되는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의 가슴 저편에는 마쓰이 쪽이 더 강렬하다. 마쓰이는 일본 문화·예술계 인물들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국민영예상’을 수상했다. 아쉽게도 이치로는 이 상을 받지 못했다.
일본의 국민영예상 역대 수상자 가운데는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 시드니올림픽 여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다카하시 나오코, 피겨 영웅 하뉴 유즈루 등이 포함돼 있다. 야구선수 가운데는 오 사다하루(왕정치), 나가시마 시게오 등 4명만 이 상을 수상했다.
마쓰이는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서 각각 10년간 활약했다. 2009년 뉴욕 양키스에서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을 때 그의 나이 35살이었다. 양키스에서 7년을 뛴 후 이듬해부터는 매년 팀을 옮겼다.
2010년 LA 에인절스에서 21개 홈런을 때려낸 다음 현격히 파워가 줄어들었다. 친정팀 요미우리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으나 마쓰이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38살이던 2012년 2개의 홈런 타구를 날린 후 은퇴했다.
마쓰이가 2011년 오클랜드로 가지 않고 일본 프로야구로 복귀했더라면 어땠을까. 일본 프로야구 팬들에겐 큰 선물이 됐을 것이다. 스타 부재로 애를 먹은 친정팀 요미우리로선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셈이고.
새삼 마쓰이 얘기를 한 이유는 추신수(39) 때문이다. 텍사스와의 7년 계약을 끝낸 추신수는 자유로운 몸이 됐다. 하지만 7년 1억3000만달러(1450억원)의 고액 선수였던 추신수와 눈높이를 맞출 구단이 쉽게 나타날지 의문이다.
39살의 외야수에게 기회를 줄 바엔 새 유망주 발굴에 주력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연봉 책정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너무 후려치면 선수가 울상이고, 많이 달란다고 선뜻 줄 구단은 없다.
추신수에게 권하고 싶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한국에서 태우면 어떨지. 메이저리그의 추신수는 사양길이지만 국내에 들어오면 얘기가 다르다. 폭발적 화제성은 물론 새로 구단을 매입한 신세계의 마케팅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세계 구단에 요구하고 싶다. 추신수의 국내 복귀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가족 문제부터 연봉이나 선수의 장래 등 고려할 점이 한 두 가지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를 데려오면 대박이다.
신세계는 돔구장 건설 등 각종 청사진을 내보였다. '중요한 곳보다 급한 곳을 먼저 두라'는 바둑 격언이 있다. 지금 신세계에 급한 곳은 돔구장보다 추신수 영입이지 싶다. 롯데 이대호와 신세계 추신수가 대결하는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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