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정전기를 5000V까지 증폭해 플라즈마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3 14:34

수정 2021.02.03 14:34

생기원 조한철 박사팀, 마찰대전 나노발전기 개발
기존 나노발전기보다 2~3배 출력 높아 5000V까지 만들어내
별도 출력 높이는 부품 없이도 플라즈마 만들어내는데 성공
향후 반영구적인 바이러스.세균 등 살균하는 장치로 활용 가능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출력을 극대화시킨 '증폭 장치' 프로토타입. 진자운동을 하는 검정색 원형추가 마이크로 톱니가 구현된 금색 전극에 닿으면서 스파크 방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원리를 보여준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출력을 극대화시킨 '증폭 장치' 프로토타입. 진자운동을 하는 검정색 원형추가 마이크로 톱니가 구현된 금색 전극에 닿으면서 스파크 방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원리를 보여준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정전기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찰대전 나노발전기를 만들었다. 이 나노발전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5000V 이상의 고전압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이 발전기를 이용하면 별도의 전압 증폭 장치없이도 플라즈마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정밀기계공정제어연구그룹 조한철 박사와 한국기술교육대 박진형 교수,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 김지혜 박사연구팀이 마찰전기의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전극 구조를 마이크로 톱니 형태로 만들었다. 그결과 증폭 전보다 약 25배 이상의 전압 출력과 120배 이상 전류가 상승했다.

이를 검증하는 실험을 통해 진공상태에서 플라즈마가 지속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한철 박사는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고전압 플라즈마를 활용한 공기 중 바이러스·세균 제거 등 다양한 실생활 분야에서 국민 편의와 안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기계공정제어연구그룹 조한철 박사팀이 마찰대전 나노발전기를 이용해 별도 전압 증폭장치 없이도 진공상태에서 플라즈마를 만들어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기계공정제어연구그룹 조한철 박사팀이 마찰대전 나노발전기를 이용해 별도 전압 증폭장치 없이도 진공상태에서 플라즈마를 만들어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알루미늄판을 기계 가공할 때 생기는 부산물인 '알루미늄 울(wool)'의 재활용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알루미늄 울의 가장자리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톱날 형태가 연속된 구조로 돼 있다. 그 부근에 전극이 접근하면 마치 피뢰침이 번개를 맞는 것처럼 스파크 방전 효과가 발생한다.

연구진 이를 주목하고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전극 형태가 뾰족할수록 스파크 방전이 쉽게 이뤄지며 출력 또한 극대화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토대로 어떠한 형태의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에서도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톱니 형태의 전극을 만들고 스파크 방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증폭 장치를 독자적으로 설계·제작했다.

조 박사는 "마찰대전 나노발전기는 고전압 저전류라는 특성상 감전으로부터 안전하고 자가충전 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활용 가능한 미래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20년 11월 에너지 분야 상위 3%에 해당하는 유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되기도 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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