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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구경은 VR로… 부동산 거래도 클릭하는 시대 곧 올 것" [인터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7 16:32

수정 2021.02.07 19:41

배석훈 큐픽스 대표
"3D 디지털트윈 시장 개척
360도 카메라로 누구나 쉽게
현실과 쌍둥이 가상공간 생성
100분의 1비용 3D스캐너 효과"
"집구경은 VR로… 부동산 거래도 클릭하는 시대 곧 올 것" [인터뷰]
#. 360도 카메라로 '찰칵찰칵'. 부동산 매물이나 건설 현장을 사진이나 비디오로 촬영해 서버에 올리면 실제와 동일한 3차원(3D)의 가상현실(VR) 영상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이 영상을 통해 매물로 나온 집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 상에서 실내 공간을 구석구석 걸어다니며 둘러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건설 현장의 경우 VR영상과 설계도면을 연동해 온라인 상에서 시공오류나 간섭 부위를 찾을 수 있고, 현장팀과 사무실팀이 실시간으로 진행상황을 공유하며 작업지시도 내릴 수 있다.

독보적인 3D 디지털트윈 기술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큐픽스의 배석훈 대표(사진)는 7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D 디지털트윈 시장 규모가 수 백조원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아직 초기 시장이라 예측이 어렵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입장에서 3D 디지털트윈 시장의 자체 규모를 키우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3D카메라 기술로 건설현장 정밀예측

3D 디지털트윈은 360도 사진 몇 장만으로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 입체 공간을 온라인상에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기존 건설 현장은 라이다(LiDAR) 기술을 바탕으로 3D 스캐너를 활용, 가상 모델을 만들었다.
배 대표는 "3D 스캐너는 장비 자체가 최고 수 천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고 다룰 수 있는 전문가도 한정적이지만 큐픽스는 30만원대의 360도 카메라를 사용해 누구나 쉽게 촬영할 수 있다"며 "100분의 1의 비용으로 비슷한 퀄리티를 낼 수 있다는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큐픽스는 이 기술을 활용해 개인(B2C)과 기업(B2B)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B2C 서비스는 '큐픽스홈즈'로 부동산과 주거 분야의 3D 가상 모델을 제공한다. 직방의 'VR홈투어'에 사용한 기술이 큐픽스 기반 기술이다. B2B 서비스는 '큐픽스웍스'로 건설현장과 대규모 시설 등을 원격 관리한다.

■홈디포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 확대

큐픽스는 배 대표가 창업한 3번째 회사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CAD(Computer Aided Design) 석·박사를 마치고 일본 리코 소프트웨어연구소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낸 뒤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998년 한국에서 아이너스기술이라는 3D스캐너솔루션 회사를, 2010년 미국에서 클라우드 기반 협업 솔루션을 만드는 비스파워테크놀로지를 세웠다.

배 대표는 "VR·AR을 바탕으로 3D라는 기하학적 정보를 쉽게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아이너스기술을 창업했고, 2005년 이후 구글의 진화과정을 직접 목격한 뒤 클라우드 솔루션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생각에 비스파워테크놀로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3D 프린터 1위 제조사 3D시스템즈에 두 회사를 매각, 엑시트에 연속 성공한 뒤 2015년 8월 큐픽스를 설립했다.

큐픽스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북미 건설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건축자재 유통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홈디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다수의 글로벌 종합건설사들과 계약을 체결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최근 총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배 대표는 "한국에서는 주로 연구개발(R&D)과 시장 분석, 초기 피드백을 진행하고 북미, 일본, 유럽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코로나를 계기로 장벽을 허물고 급성장한 프롭테크 산업이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큐픽스는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는 배 대표와 한국 본사 직원들간 원격회의가 일상화돼있다.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도 영상회의시스템인 '줌(zoom)'으로 진행됐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자연스럽게 VR·AR에 대한 저항이 낮아졌고 공사현장의 작업환경과 회사들의 근무방식도 급격히 변했다"며 "부동산 거래도 버튼만 누르면 이뤄지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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