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윤서인 "마사지하면 시장님"..'혐오'는 '돈'이 된다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2 14:06

수정 2021.02.12 16:46

박원순 전 시장 대표사업 '성미산마을' 찾아 '조롱 콘텐츠' 
마스크 벗은 채 활보하며 성적인 표현 써가며 비아냥
논란되자 "좀 조롱하면 안 됨?" 당당한 태도
논란 끌수록 지지자로부터 선물 쏟아져
사진=인라이트 스쿨 캡처
사진=인라이트 스쿨 캡처
[파이낸셜뉴스]유튜브가 ‘레거시 미디어(전통 언론)’를 제치고 일반 대중들이 가장 많이 찾는 미디어 채널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혐오, 조롱으로 점철된 콘텐츠들이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다. 분노를 조장하면 돈이 되는 이른바 ‘혐오 비즈니스’를 노린 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실제 금전적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 9일 보수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인라이트 스쿨에는 만화가 겸 유튜버 윤서인씨가 출연한 ‘박원순 시장이 꿈꾸던 유토피아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윤씨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사업 ‘서울시 마을공동체’ 중 하나인 성미산마을 일대를 누비며,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박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는 내용이 영상의 주요 주제다.

영상을 보면 윤씨는 비판의 수위를 넘어선 자극적인 표현들을 쏟아낸다.
그는 마을 곳곳의 시설물들, 심지어 주민들에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박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과 연결 짓거나 이유 없이 조롱하는 말을 내뱉었다.

성미산마을회관인 ‘마포마을활력소’에 대해 “활력소가 뭐야 무슨 성인용품 파는 데도 아니고”라고 말했고, 성미산마을이 지향하는 ‘공동육아’라는 키워드를 놓고는 “공동, 공공 좋아하는 사람들 다 모였겠네”라고 주민들까지 비아냥거렸다. 배수구를 살피면서도 “이 구멍도 공동으로 쓰는 게 아닐까?”라며 희롱했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홍보 포스터 속에 담긴 ‘뇌를 마사지하며’라는 내용을 가리키며 “마사지하면 시장님이시죠. 호 해줄까” “무릎 냄새 맡고 싶어 아니었을까?”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삶을 빨아드리는’이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뭘 이렇게 빨아들이는 걸 또 좋아하셔서 쪽쪽 빨아들이신 거 같은데”라며 성적인 늬앙스까지 느껴지도록 유도했다.

또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박람회 포스터를 살피며, 참가자 목록에 심상정, 남인순 의원 등 진보성향의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혀있자 “아 진짜 별 쓰ㄹ”라고 ‘쓰레기’를 연상케 하는 표현을 썼다.

마스크를 벗은 채 거리를 걸어다니는 윤서인씨(오른쪽)/사진=인라이트 스쿨 캡처
마스크를 벗은 채 거리를 걸어다니는 윤서인씨(오른쪽)/사진=인라이트 스쿨 캡처

그는 마을 곳곳을 활보하면서도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해당 영상의 내용이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법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범죄자 좀 조롱하면 안 됨?”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윤씨는 인터넷상에서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슈메이커’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도 친일파 후손의 저택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초라한 시골집 사진을 비교하며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는 글을 게시해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건은 광복회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는 정철승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법적 조치가 예고된 상황이다.

사진=윤서인씨 페이스북 캡처
사진=윤서인씨 페이스북 캡처

일각에서는 윤씨가 사익을 위해 일부러 논란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심을 끌면 끌수록 유튜브 조회수나 후원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채널에서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부엉이 바위에 오르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했다. 그는 고(故) 백남기씨의 유족들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때도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막대한 후원금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독립운동가 비하 사건 후에도 지지자들이 보낸 선물들을 SNS에 올리며, 자신의 인기를 과시했다.

유튜브 내 혐오 비즈니스를 막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발언 등으로 수익을 거둘 시 이를 환수하는 제어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법적 미비가 (유튜브 내 혐오발언을) 부추기고 있는데, 문화적으로 널리 알리고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며 “혐오 장사나 반인권으로 얻은 이익은 나중에라도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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