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항산화물질 186배 품은 황금고구마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3 08:00

수정 2021.02.13 08:00

생명공학연구원, 사막화지역에서도 재배 가능한 고구마 개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김호수·곽상수 박사팀이 흰색계 품종의 고구마(왼쪽)에 유전자 기술을 이용해 'IbOr'(가운데)과 'IbOr-R96H' 단백질로 이뤄진 고구마를 개발했다. 오른쪽 고구마는 속이 황색이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김호수·곽상수 박사팀이 흰색계 품종의 고구마(왼쪽)에 유전자 기술을 이용해 'IbOr'(가운데)과 'IbOr-R96H' 단백질로 이뤄진 고구마를 개발했다. 오른쪽 고구마는 속이 황색이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사막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황금고구마를 개발했다. 이 황금고구마는 항산화물질이 일반 고구마보다도 186배 이상 함유돼 있다.


연구진은 이 고구마 개발로 식량문제, 보건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향후 사막화지역, 오염지역 등에 대량으로 식재하면 바이오매스 증대를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까지 기대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김호수·곽상수 박사팀과 경상대 약학대학 안미정 교수팀이 유전자편집기술을 활용한 고기능성 고구마 신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호수 박사는 "고부가가치 고구마 신품종 개발로 활용될 수 있어 국가 식량과 영양안보 뿐만 아니라 농가소득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6년 강한 빛이나 고온 등 환경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카로티노이드가 많이 나오도록 돕는 단백질 'IbOr'을 고구마 식물에서 처음 발견했다.

또 2019년에는 신규 단백질 'IbOr-R96H'가 카로티노이드가 더 많이 축적돼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향상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흰색계 품종의 고구마에 유전자 기술을 이용해 이 두 단백질이 담긴 고구마를 개발했다.

고구마 성분을 분석한 결과, 'IbOr' 단백질로 만들어진 고구마는 일반 고구마보다 카로티노이드가 3배 이상 함유됐으며, 'IbOr-R96H' 단백질로 만든 고구마는 19배 이상이 검출됐다. 카로티노이드가 많을수록 하얀 고구마가 주황색으로 변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또 'IbOr-R96H' 단백질로 만든 고구마에는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무려 186배 이상 함유돼 있다.

연구진은 이 고구마가 실제로 재배해 섭취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변형과 관련된 효능성을 평가하고, 인체와 환경위해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현재 국내 벼 전문연구팀과 고구마 'IbOr'와 'IbOr-R96H' 신규 단백질을 이용해 '황금벼' 개발에 관한 연구를, 중국 연구팀과 '황금밀'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이번 연구는 김소은 UST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저명 학술지 'Antioxidants' 1월 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한편, 고구마는 세계 7대 식량작물로 최근 최고의 건강식품과 척박한 토양의 최고의 탄수화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에너지 산업식물로 재평가되었다. 고구마가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척박한 토양에 잘 자라는 이유는 비타민C, 베타카로틴(카로티노이드의 대표적 황색 항산화물질) 등의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단순한 구황작물이 아니라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최근 확인되어 기후위기시대 구원투수 작물로 부상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