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쇼티지’ 반도체, ‘조 바이든’ 행정명령 효과로 주가 반등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5 16:40

수정 2021.02.15 16:40

삼성전자 로고 - 회사 홈피 갈무리 /사진=뉴스1
삼성전자 로고 - 회사 홈피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세계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대란에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공급 부족을 방지하기 위한 장기 전략 개발과 공급망 검토를 수행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몫 했다.

15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600원(3.19%) 오른 8만4200원에 거래됐다. 지난 달 11일 장중 9만68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8만10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이날 8만원 중반대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 대비 6000원(4.76%) 오른 13만2000원을 기록하며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달 11일 14만원까지 기록했다가 12만30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주가를 회복하며 신고가에 다가서는 모양새다.


연휴 전 1주일간 동안 국내 반도체를 대표하는 두 종목은 각각 3.55%, 1.95%씩 떨어지면서 주춤했다. KRX반도체 지수도 지난달 25일 사상 최고치인 3874.53을 기록한 이후 3600대로 주저앉았으며 부진했다.

하지만 설 연휴기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예고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업체의 주가는 6~10% 상승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8.53%, TSMC ADR(미국주식예탁증서) 8.05%, 엔비디아 10.08%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줄줄이 상승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3219.87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 부족(쇼티지)’의 문제는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와 설비 투자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파운드리 업계의 구조적 영향 때문이다.

특히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의 공급량이 부족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각해졌다. 8인치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PMIC)와 전기차 등에 필요한 차량용반도체(MCU), 디스플레이 패널용 구동칩 등에 들어간다. 하지만 최근 태블릿PC·노트북 등 재택근무를 위한 기기는 물론 대형 TV 등의 가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파운드리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였다.

도현우 NH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의 가동률이 100%에 달함에 따라 애플, 퀄컴, 소니, AMD와 같이 파운드리를 주로 이용하는 업체들의 CPU, GPU 제품 등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폭스바겐,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MCU 등 반도체가 부족해 일부 차량 생산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로 반도체 공급 부족이 극심해졌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주 시작한 북미 지역 3개 공장의 감산 조치를 최소 다음달 중순까지 연장했고 우리나라 부평2공장도 절반 규모만 가동하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관련 업체의 주가는 상승 중이다.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200원(5.19%) 오른 6만4900원에 마감했다. 차량용 반도체 관련주인 SFA반도체도 전 거래일 대비 1870원(26.56%) 오른 8910원에 거래됐다.
SFA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서비스(반도체 조립·테스트 등)를 하는 업체다.

특히 파운드리 업체들이 당장 8인치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12인치 공정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기엔 수익성이 맞지 않아 공급 부족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팹리스, LCD 매출액 성장률이 높다는 것은 IT 전방위적으로 수요가 호조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1·4분기 디램 가격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실적은 더욱 가파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주요 종목 등락률(15일 기준)
종목 등락률 주가
삼성전자 3.19 8만4200원
SK하이닉스 4.76 13만2000원
DB하이텍 5.19 6만4900원
SFA반도체 26.56 8910원
제주반도체 20.28 6940원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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