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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2021년에 봐도 감동이네 [이 공연]

뮤지컬 '고스트'
뉴욕의 거리는 LED 영상으로
샘 '영혼' 지하철 뛰어드는 장면
마술효과로 자연스러움 더해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2021년에 봐도 감동이네 [이 공연]
뮤지컬 '고스트'에서 주연을 맡은 주원(왼쪽)과 아이비 신시컴퍼니 제공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무대는 상상의 여행을 떠나게 한다. 그저 판자로된 무대에서도 훌륭한 배우의 연기를 쫓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주인공과 동화되어 상상 속의 장소와 도시에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허름한 무대를 바라보면서도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관객들인데 이 작품은 더욱 놀라운 성찬을 펼쳐낸다. 1990년 패트릭 스웨이지·데미 무어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뮤지컬 '고스트'는 최첨단 무대 기술을 더해 볼 때마다 새로운 공연으로 거듭났다.

원작 영화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공연의 줄거리는 익숙하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성공한 금융가인 샘은 그의 연인인 도예가 몰리와 함께 꾸민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에서 행복한 동거 생활 중이다. 작품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어느날 몰리는 샘에게 결혼하자고 말하고 "사랑해"라는 말에 언제나처럼 "동감"이라는 말로 대신하는 샘에게 서운해한다. 하지만 이런 순간도 잠시. 결혼을 약속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친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괴한의 습격을 받아 샘은 숨을 거둔다. 자신의 몸을 부둥켜안고 우는 몰리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죽어 영혼이 되었음을 깨닫는 샘은 뉴욕의 거리를 배회하다 자신을 죽인 괴한이 몰리에게도 위험한 존재임을 깨닫고 필사적으로 몰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영화의 흥행으로 이미 검증된 스토리에 움직이는 LED 3겹 무대 구조물들이 극의 배경을 주인공이 살고 있는 집부터 뉴욕의 월스트리트, 달리는 지하철 속으로 순식간에 바꿔내며 극이 빠르고 다채롭게 전개될 수 있도록 돕는다.
LED 영상으로 만들어낸 무대의 배경은 생각 이상으로 현실감이 있어서 공연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뉴욕의 거리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영혼이 된 샘이 문을 자유롭게 통과하고 지하철로 뛰어드는 장면은 다채로운 마술 효과로 구현됐는데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특별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 영화에서는 우피 골드버그가 맡아 진부할 뻔했던 스토리에 깨알같은 재미를 더해줬던 심령술사 '오다 메 브라운' 역에 뮤지컬계의 대모 최정원과 드라마와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온 배우 박준면이 출연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공연은 오는 3월 14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