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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로 만드는 스테이크… 배양육 상용화 앞당길 것" [인터뷰]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6 18:11

수정 2021.02.16 18:11

금준호 씨위드 대표
"고기처럼 두껍게 세포 자라도록
해조류 지지체가 토양 역할 해줘
우태아 혈청도 미세조류로 대체
생산비용 낮춰 2023년 상용화"
"해조류로 만드는 스테이크… 배양육 상용화 앞당길 것" [인터뷰]
씨위드가 개발 중인 소고기 배양육 시제품. 씨위드 제공
씨위드가 개발 중인 소고기 배양육 시제품. 씨위드 제공
세포가 자라 스테이크가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씨위드가 배양육 시제품 개발을 완료해 오는 4월까지 시식회를 열고 2023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소고기 배양육 상용화에 도전장을 내밀고 관련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영양분을 주입해 실험실에서 키워낸 고기를 말한다. 콩·밀 단백질 등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식물성 고기(대체육)와는 다르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에이티커니는 글로벌 배양육 시장이 2025년 이후 매년 41% 성장해 오는 2040년에는 육류소비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같은기간 전통적인 육류시장은 매년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역으로 배양육 지지체 개발

16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금준호 씨위드 공동대표(사진)를 만났다. 금 대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박사과정 중 같은 학교 이희재 대표와 함께 지난 2019년 3월 씨위드를 창업했다. 현재는 미역, 다시마 등을 활용한 스테이크용 소고기 배양육 브랜드 'C Meat(씨밋)'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금 대표는 "배양육 지지체의 핵심은 먹을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야 하는 점이다. 미역 다시마를 이용해 지지체를 개발해 실험결과 세포 증식력, 생존율이 더 좋은 것을 확인했다"며 "실제 고기처럼 두껍게 세포가 자라도록 지지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체는 줄기세포가 배양육으로 자라기 위한 중요한 환경이 된다.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분화해 조직으로 만들어 질 때 토양역할을 담당한다. 씨위드 해조류 지지체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국내외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배양육 제조과정은 △동물에서 줄기세포 추출 △바이오리액터(배양기)에서 줄기세포를 3차원 지지체 구조물에 부착 △세포가 분열하면서 근육이나 지방 등 조직으로 분화해 가는 과정을 거친다. 씨위드는 해조류를 바탕으로 지지체 제작 기술과 바이오리액터에 들어가는 배양액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우 배양육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맛과 향은 실제 고기와 유사했지만 아직 수분함유량이 높아 식감 개선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지지체에 대용량의 한우 세포를 심은 뒤 바이오리액터에 넣으면 생체 내부와 유사한 환경에서 조직이 형성돼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낼 수 있다. 지지체가 해조류인만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씨위드는 2019년 5월부터 지지체 시제품을 만들어 고기 식감을 내도록 고도화 중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배양육 제품은 없다. 지난해 11월 미국기업 잇저스트는 싱가포르식품청(SFA)으로부터 배양육 닭고기 생산·판매를 허락받으면서 세계 최초 판매했다. 현재 배양육은 비싸고 맛이 실제 고기보다 떨어지고 생산에 긴 시간이 걸려 시장성이 낮은 상황이다.

■배양육 2023년 상용화 목표

씨위드는 배양육 상용화에 3가지 걸림돌인 △가격 △식감 △제조시간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선중이다. 특히 해조류 기반 지지체 기술로 가격을 낮추고 식감을 향상시키는데에 연구개발(R&D)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배양육이 비싼 것은 주로 소의 태아 혈청이 주로 쓰이는 배양액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양액을 바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미세조류로 대체하면 생산비용은 대폭 줄어든다.

금 대표는 "세포는 혈청을 영양분 삼아 자란다. 우태아 혈청을 미세조류로 대체해야 상용화될 수 있는 가격으로 떨어진다"며 "현재 배양육 100g을 만드는데 1만원에서 5만원이 든다. 배양액을 미세조류로 대체해 2023년까지 100g 당 2000원 이하로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위드는 배양육 시식회를 오는 4월 진행할 계획이다. 2022년 말 시범운영 식당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2년내 상용화가 목표다. 금 대표는 "현재 지지체 기술로 3, 4주면 배양육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배양액 개발에 집중해 세포 분화율을 증가시켜 더 빨리 배양육을 만들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씨위드는 첨단 기술 창업지원 전문기업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2019년 5000만원 투자 유치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5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기술주도 창업지원 사업인 '팁스'(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돼 5억원을 지원받는 등 투자유치가 이어지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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