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퇴근길 들른 편의점… 너비아니·보쌈수육이 식탁에 올랐다 [먹어주는 얼굴]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7 17:44

수정 2021.02.17 17:44

집밥족도 '제대로 한 끼 식사' 인정! GS25 간편식
'11가지찬많은도시락' 놀라운 가성비
다양한 반찬 구성에 밥추가 생각 간절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 안주 겸용 딱
탱글탱글 식감 어묵 듬뿍 떡볶이 ‘별미’
편의점에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던' 시절은 지났다. GS25의 도시락과 샌드위치, 햄버거 등으로 '즐기는' 한 끼는 여느 음식점 못지 않은 맛을 자랑한다. 사진=서동일 기자
편의점에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던' 시절은 지났다. GS25의 도시락과 샌드위치, 햄버거 등으로 '즐기는' 한 끼는 여느 음식점 못지 않은 맛을 자랑한다. 사진=서동일 기자
장수보쌈수육
장수보쌈수육

"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먹어서 그런지 편의점 음식들이 고급 레스토랑보다 좋은데 이게 정상인가요?" "정상입니다. 편의점 음식은 다 맛있습니다.
"

"편의점 음식들, 아무나 만들어서 나오는 거 아닙니다. 소위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테스트를 하고 선보이는 거라 맛이나 영양적으로 걱정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본 글이다. 실제로 편의점 음식이 기존의 '끼니 때우기'에서 번듯한 '한 끼 식사'로 인정받고 있다. 삼각김밥, 컵라면으로 대표되던 메뉴도 스테이크, 보쌈수육에 감바스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여러 편의점 가운데서도 GS25의 간편식에 도전하게끔 만든 주인공은 '11가지찬많은도시락'이다. 개인적인 업무로 점심식사가 늦은 어느 날, '대충 끼니를 때울' 요량으로 샀는데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나의 인식을 180도 바꿔놓았다.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반찬이 11가지라니 가성비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소불고기와 오징어볶음에 치킨, 고로케, 새우튀김이 메인으로 포진해 있다. 여기에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계란장조림, 깍두기, 꽈리고추, 호박볶음까지 알차게 들었다.

'짜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간도 적당하다. 먹다보면 밥의 양이 아쉬울 만큼 맛있다. 뚜껑을 열고 5분이 지나기도 전에 도시락을 말끔하게 비워냈다. 다음에 또 도시락을 먹을 상황이 되면 '11가지찬많은도시락'을 찾을 의사는 200%다.

맵칼어묵떡볶이
맵칼어묵떡볶이
케이준치킨에그샐러드
케이준치킨에그샐러드

■떡볶이+김밥은 궁극의 맛

주말 아점(아침+점심)은 푸짐해야 한다. 하루 두 끼만 먹을 거라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 에피타이저로 '케이준치킨에그샐러드', 메인은 떡볶이 2종과 김밥 2종을 각각 골랐다. 이름만으로도 '삽겹살김밥'에 기대가 아주 크다.

'케이준치킨에그샐러드'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OOO에서 먹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네. 냉장식품이라 케이준치킨이 딱딱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아주 훌륭하다"는 아내의 평가다.

무엇보다 사각사각 씹히는 야채가 좋다. 양상추, 적양배추, 치커리, 콘샐러드, 올리브, 방울토마토, 삶은 계란이 새콤달콤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GS25의 '나만의 냉장고'로 예약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와서 더 싱싱하단다.

'맵칼어묵떡볶이'는 "덕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며 고등학생 조카가 추천해준 메뉴다. 떡 만큼 어묵이 많다는 게 최고의 매력 포인트다. 떡볶이 먹을 때 '떡보다 어묵'인 사람은 무조건 반하게 돼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어묵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지금도 혀를 간지럽히는 듯하다. 다만, 소스가 분말로 돼 있어서 그런지 텁텁한 맛이 살짝 있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죠스떡볶이'는 콜라보로 만들었나보다. 이름부터가 유명 체인점과 같다. 떡과 소스에 어묵양배추 토핑, 누드 순대까지 용기를 꽉 채웠다. 쌀떡은 쫄깃쫄깃, 순대는 탱글탱글하다. 순대가 어묵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나 같은 '맵찔이'도 인상쓰지 않고 먹을 정도의 '매운맛'이다.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비슷한 듯 다른, 두 가지 떡볶이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순대나 어묵을 좋아하지 않는 아내, 떡보다 순대와 어묵을 좋아하는 남편이 함께 먹기에는 딱이다. 아내도, 나도 "남은 국물을 보니 라면사리가 생각난다"며 입맛을 다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라면사리를 대신할 김밥이 있다. 그리고 함께 먹은 김밥의 '감격스러운' 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CJ제일제당의 '스팸'과 콜라보(협업)한 '스팸매일함 볶음김치김밥'은 두 말이 필요 없다. 대한민국 사람 치고 스팸이랑 볶은 김치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나. 이 둘의 앙상블로 맛은 두 배를 넘어 세 배가 된다. 이렇게 맛있는 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은 네 배가 된다.

'삼겹살김밥'은 고깃집에서 삽겹살을 상추에 싸서 먹는 그대로다. 상추에 고추, 파채, 쌈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아침부터 삼겹살을 먹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삼겹살김밥'은 이렇게 나의 '최애템(가장 좋아하는 아이템)' 목록에 올랐다.

■'반찬+안주'로 든든하게

아내가 자리를 비운 날의 저녁은 '셀프 외식'이다. 요리를 하려니 좀처럼 흥이 나질 않아서다. '1인분' 양을 맞추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설거지가 귀찮다. 이럴 때는 편의점 간편식 만한 것이 없다.

퇴근길에 집 근처 GS25를 들렀다. 냉동실에 밥은 있을 테니 안주를 겸할 요량으로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을 골랐다. 돼지고기로 만든 바싹불고기와 너비아니, 치즈닭갈비가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혹시나 안주가 부족할까 싶어 '장수보쌈수육'도 하나 담았다. 돼지보쌈에 무생채, 알배기배추, 고추, 마늘, 쌈장이 들어 있어 '혼술'에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장수막걸리와의 협업으로 막걸리와 어울리는 안주를 만들었다는데 오늘은 소주 안주다. 홀로 식탁에 앉아 TV를 보며 느긋하게 반주 한 잔 걸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은 예상대로 (내 입맛에는)살짝 짜다. 꼭 밥과 함께 먹을 것을 권한다. '장수보쌈수육'에 든 알배기배추에 싸서 먹으니 훨씬 식감도, 맛도 좋다. 셋 중에서 불향이 묻어나는 바싹불고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 너비아니는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후한 점수를 줄 만하고, 치즈닭갈비 역시 반찬 겸 안주로 무난한 맛이다.

'비계가 많다'는 후기를 봤는데 다행스럽게도 내가 고른 '장수보쌈수육'은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적당해 보인다. 알배기배추를 '든든하게먹는고기반찬'에 양보한 탓에 보쌈은 싱싱한 마늘, 고추와 함께 즐겼다. 무생채는 순전히 밥 반찬으로 먹었는데 의외로 조합이 훌륭하다. 맛있는 안주에 집중하느라 소주는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한 채 냉장고로 되돌아갔다.

트리플치즈버거
트리플치즈버거

■햄버거+샌드위치로 풍성한 아침

'일요일 아점은 간단하게 먹자'고 굳게 다짐했건만 '트리플치즈버거'와 '4단콤비샌드위치'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당신 먹성에 둘 중 하나로는 절대 부족할 것" "출근해서 일하다 보면 금세 배가 고플 것"이라는 아내의 따뜻한 걱정과 배려 덕분이다.

'트리플치즈버거'는 외모만으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유명 프랜차이즈의 햄버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3장의 치즈 사이사이로 2장의 패티와 피클이 살포시 자리잡고 있다. 포장지에 적힌대로 전자레인지에서 1분간 돌렸는데 치즈가 흘러내린다. 내 입가에는 침이 흘러내린다.

냉장식품인지라 빵이나 패티의 육즙이 아쉽다. 하지만 치즈와 피클이 어우러진 덕분에 느끼함보다는 고소함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결국 "맛이라도 보라"며 아내에게 건넨 4분의 1 조각마저 해치우고 말았다. 다음에는 전자레인지가 아닌, 에어프라이어에 데워서 먹어볼테다. 그 상상 만으로도 즐겁다.

'4단콤비샌드위치'는 노란색 에그샌드위치, 양배추샐러드에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가 교대로 쌓여 4층을 이루고 있다. 번갈아가며 먹는 맛도, 두 개를 한꺼번에 먹는 맛도 훌륭하다. 에그샌드위치는 마요네즈에 삶은 계란, 오이, 당근, 양배추가 들었다. 부드러움과 아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에 햄, 당근, 양파, 양배추가 버무려져 있다. 누구나 좋아할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 그런 맛이다.
특출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언제 먹어도 질리는 법이 없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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