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와 비서에게 수차례 성폭력·성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준기 전 동부(DB)그룹 회장이 2심 선고를 받는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김재영·송혜영·조중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김 전 회장의 피감독자간음 및 강제추행 등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1심에서 "피해자들을 상대로 상당기간 범행을 지속하고 횟수도 수십회에 이른다"며 "그 기간동안 피해자들이 느꼈을 정신적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고, 김 전 회장은 피해자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5년을 구형했다.
1심 법원은 김 전 회장에게 구형보다 낮은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 복지시설 각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제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2016년, 그리고 2017년 피해자들에게 크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지금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이제 80을 바라보는 78세 병든 노인이다. 제게 마지막으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반도체 사업에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해 국가에 공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별장의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거나 비서 등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회장은 질병 치료를 이유로 2017년 7월 미국에 갔으나 이후 성추행 의혹이 나오면서 회장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곧장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버티면서 2년 동안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0월22일에 귀국했고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공항에서 체포해 구속기소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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