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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 개미' 들었다놨다 한 '이항'은 어떤 회사?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19 07:08

수정 2021.02.19 09:24

유인용 드론택시. 뉴스1
유인용 드론택시. 뉴스1

공매도 리포트가 폭로한 가짜계약 논란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중국 드론기업 이항은 어떤 회사일까.

이항이 가짜계약을 통해 수익을 부풀려왔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폐지된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항(億航)은 지난 2014년 4월 후화즈가 창업한 드론 회사다. 회사이름은 1억명의 승객을 실어나른다는 뜻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박람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행사에서 관제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이 같은 경험이 이항의 자율비행 드론택시 등의 통합 관제 기술 기반이 됐다.

이항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글로벌 최초의 유인 드론 '이항184'를 공개했을 때부터였다.
이로부터 2년 뒤인 2018년 자율항공기(AAV) 기술을 적용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2018년 상반기 250만위안 수준이던 UAM 매출액은 이항이 2019년말 나스닥에 상장하기 전인 2019년 3분기 4880만위안으로 증가했다.

공매도 보고서가 나오기 전인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항 주가는 연초 대비 487% 오른 124.09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헬스케어 시스템 내 무인항공 이용 촉진 연구 프로젝트인 SAFIR-Med 파트너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울프팩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이항이 생산,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항의 주요 거래처인 '상하이 쿤샹'의 정체에 의구심을 표명하면서 양사간 매출거래가 가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광저우시 소재 이항 공장에는 생산라인이 아닌 조립라인만 있으며 기체 EH216에 적용된 모터가 취미용 등급 모터(티모터스)라는 점 등을 들어 자율주행항공 기술력에 의구심도 내비쳤다. EH216은 지난해 서울시가 드론택시 상용화를 위해 이항으로부터 약 3억원에 구입한 모델이다.

그러나 이항은 울프팩 보고서가 수많은 오류와 입증되지 않은 진술, 오해 등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항 주식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로부터도 인기를 끌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하는 국내 투자자의 이항 홀딩스 주식 보유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5억5000만달러(약 609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는 국내 투자자의 보유 해외 주식 중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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