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에도 청년사업가 지원 의지 밝혀
최태원 취임으로 상의가 재계 대표 될 것
두산 경영에선 쏜 뗄 것..국가에 기여 고민
최태원 취임으로 상의가 재계 대표 될 것
두산 경영에선 쏜 뗄 것..국가에 기여 고민
박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진행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재임 기간 7년 8개월 동안 가장 많이 절실하게 호소한 게 이제는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실제로 90개 넘는 업체가 (샌드박스를 통해) 허가받아 업을 시작했다. 샌드박스 오기 전까지 안 된다는 이유를 들었던 회사들이었다"고 말했다.
샌드박스란 낡은 법과 제도를 일시 면제해 청년 창업가들이 혁신 기술을 실제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하는 제도다.
박 회장은 "어른의 한사람으로서 젊은이들에게 너무 미안해 더 매달렸다"며 "앞으로는 최태원 회장이 해야 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뭐든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퇴임한 후에라도 청년 사업가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몸 사리지 않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회장은 2013년 손경식 회장 후임으로 대한상의 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뒤, 2015년 3월 정식으로 제22대 대한상의 회장에 추대됐다. 박 회장은 다음 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한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취임으로 상의가 대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재계 대표 단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최 회장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방향성을 잘 대변할 수 있다고 평가했으며, ESG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상의 회장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5대 그룹이 우리 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그 정도 규모의 총수가 들어오면 영향력이 커지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상의 회장 구성하는 것을 봐도 미래 방향에 대해 나보다 훨씬 잘 대변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며 "(최 회장이) 가진 생각 중에 사회적 가치 등은 뚜렷한 요구사항으로 자리를 잡아가는데, 그런 면에서도 상당히 적절하다"고 말했다.
퇴임 후 거취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를 살려 청년지원 사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절차가 모두 끝나면, 두산그룹의 경영에서는 완전히 손을 뗄 계획이다. 정치 입문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으며, 다만 임명직 제안이 오면 경우에 따라 생각은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해 보겠다. 이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거나 젊은이들의 꿈을 도와줄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제2의 이병철, 정주영 같은 자수성가한 젊은 사업가들이 이 시대에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대 그룹 중 6개 이상은 이런 기업들로 채워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회장은 재임 기간중 가장 기억이 남는 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것과, 평양·백두산 방문을 꼽았다. 또 국회의원 회관을 매번 드나들었던 것도 잊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의원 회관 안에서만 7km를 걸었던 적이 있는데, 땀에 젖은 셔츠를 갈아 잎고 무릎이 아파 테이핑을 한적도 있다"며 "부탁드리고 설득하면 일이 되기도 하고 안될때도 있었는데 애증의 관계라 안할수가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대한상의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해외 출장등으로 총 161회 847시간 58분을 비행기 안에서 보냈고, 직원들과 보낸 시간이 271시간 45분이었다. 정부와 회의가 211시간이었고,국회서만 72시간 45분을 보냈다. 국내외를 포함 스피치는 493회 했으며, 38개국을 방문해 53명의 해외정상을 만났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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