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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쌓이지만 전세 안정화는 아직"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1 17:48

수정 2021.02.22 10:05

계절적 비수기로 잠시 '진정세'
전문가들 "시장안정, 최소 3년"
일각선 "실거주 요건 더 강화 땐
공급 늘어도 전세난 지속될 것"
"매물 쌓이지만 전세 안정화는 아직"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최악의 '전세난'을 겪던 전세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일부 가격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통계들의 전세수급지수도 소폭이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계절적 비수기와 학군 수요 감소에 따른 일시적 안정세로 진단하며 "전세난이 (법 시행 이전으로) 완화되려면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천정없던 전세 통계치, 진정세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전세수급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124.6을 기록한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이후 내림세를 거듭하며 지난 15일 기준 120.9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공급우위를, 200에 가까울 수록 수요우위를 뜻한다. 전세수급지수가 낮아진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주간 전세시장동향에서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일 175.4을 기록한 뒤 하락 추세를 이어가며 지난 15일 161.5로 낮아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임대차 2법이 시행되며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것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 1·4분기 입주 물량이 많고, 겨울방학이 끝나며 이사철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수도권 전세 매물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매물은 지난해 7월 이후 급감하며 지난해 10월 5일 8313개까지 줄어들었다. 이후부터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17일 기준 2만1646개가지 늘어났다.

일부에선 품귀현상을 빚던 전세 매물이 잘 거래되지 않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집주인은 "3월에 세입자 계약기간이 만료돼 지난달 전세를 내놨지만 연락이 없다"며 "다른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으려 갔더니 가격을 낮추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 전문가 "봄부터 불안정 가능성"

그러나, 최근 진정세는 '숨고르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당장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아직 수도권 곳곳에서는 전세 최고가가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과 경기도는 최근 한 달 간 거래 중 4분의 1은 여전히 최고가가 경신되고 있다"며 "계절적 비수기라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본격적으로 안정됐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학군수요가 지난해 말에 끝났고, 구정 전에 전세 수요가 줄며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봄 이사철이 되면 다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전세난이 완화되려면 적어도 3~4년은 소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2·4공급 대책과 3기 신도시 계획이 현실화되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지금처럼 실거주 요건이 계속 강화될 경우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전세난 완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도 "당분간은 오름세가 이어지겠지만, 3~4년 뒤 공급이 활성화되면 전세 대기수요가 공급물량으로 돌아서며 전세시장 안정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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