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코발트 뺀 리튬이온배터리 500번 써도 끄떡없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2 12:00

수정 2021.02.22 14:08

POSTECH 강병우 교수, 새 합성법으로 배터리 양극 소재 개발
500번 충방전해도 3.6V 전압으로 300㎃h/g, 1100Wh/㎏ 유지
POSTECH 신소재공학부 강병우 교수, 이정화 박사 연구팀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에 코발트를 빼고 리튬의 양을 늘려 합성한 신소재를 개발했다. POSTECH 제공
POSTECH 신소재공학부 강병우 교수, 이정화 박사 연구팀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에 코발트를 빼고 리튬의 양을 늘려 합성한 신소재를 개발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500번 이상 충·방전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새로운 고용량 리튬이온배터리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비싼 가격의 코발트를 넣지 않고도 리튬이온배터리가 안정적인 고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은 신소재공학부 강병우 교수, 이정화 박사 연구팀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에 코발트를 빼고 리튬의 양을 늘려 합성한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양극소재를 사용한 리튬이온배터리는 3.6V의 안정적 방전 전압으로 1g 당 300㎃h의 용량과 1㎏당 1100Wh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졌다.
이는 기존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보다 180% 이상 증가한 에너지 밀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많은 양의 리튬 이온이 빠지더라도 안정적 구조를 유지할 수 있게 돼 100번의 충방전에도 95% 정도의 용량을 유지할 수 있다. 또, 500번 이상의 충방전에도 83%정도의 용량을 유지해 수백 사이클 동안 안정적 고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연구에서 리튬 과량 층상구조 물질에서 전이 금속과 리튬 층 사이 원자의 불규칙한 분포 형태가 전기화학 반응 활성화 및 사이클 특성에 중요한 요인임을 밝혔었다. 리튬 과량 층상구조 물질은 기존 물질보다 리튬의 양이 니켈, 망간 등의 전이금속보다 많이 포함된 층상구조를 가지는 양극재를 말한다.

연구진은 그 후속 연구로 합성 조건을 조절했다.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공정은 기존에 발표된 고상법을 이용해 양극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 결과, 합성된 리튬 과량 층상구조 물질은 전기화학적 활성도와 사이클 특성 관점에서 최적화된 구조를 가지게 돼 많은 양의 리튬을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수백 사이클 동안 산소 이온의 반응도 안정적이고 가역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강병우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 소재를 비교적 간단한 공정 변화를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과 이를 통해 차세대 리튬 양극 소재가 실제 상용화에 적용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협회 에너지 분야 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지난 1일 게재됐다.

한편, 전기자동차 주행거리와 충·방전 사이클은 리튬 이차 전지의 양극 소재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만드는데, 리튬 과량 층상구조 양극 소재의 경우 많은 양의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고 다시 양극에 삽입되는 과정에서 사이클 수가 급격하게 저하된다. 특히, 높은 충전 상태에서 많은 양의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추출되고 산소 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구조적 붕괴가 일어나게 되고 이후 충·방전 특성과 고에너지 밀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 고밀도 리튬이온배터리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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