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車배터리 급성장… 제조사들 ‘양극재’ 내재화에 팔 걷었다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2 18:03

수정 2021.02.22 21:34

‘원가 40%’ 핵심 소재 수급 비상
 LG화학 생산량 17만t으로 확대 
 전량 의존 SK이노는 "옵션 모색"
 삼성SDI도 내재화 확대 검토중 
 소재사들은 생산 효율화 등 대응 
車배터리 급성장… 제조사들 ‘양극재’ 내재화에 팔 걷었다
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소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배터리 제조사들이 '양극재' 내재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음극재·분리막·전해질 등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로 꼽히며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배터리 제조사들의 양극재 내재화 추진에 양극재를 생산·공급하는 소재사들은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생산 효율화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안정적인 양극재 수급 필요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재 4만t 수준의 양극재 생산량을 오는 2025년까지 17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수급받는 양극재는 약 30% 수준인데, 이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게 목표다.
양극재를 전량 외부에서 수급하는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양극재 등 소재 내부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현재 20% 내외인 내재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업체들이 양극재 내재화에 나선 이유는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때문이다. 배터리 수요도 함께 폭증하면서 배터리 소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한다. 2014년 2만6000t에 불과하던 양극재 수요는 2019년 23만7000t으로 9배 이상 확대됐다. 2019년 6조원 규모를 보였던 양극재 시장은 2023년 18조원으로 3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 배터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중요한 소재"라며 "(제조사들이) 수급 안정화를 위해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사, 제조사와 협력 모색

양극재를 생산·공급하는 소재사들은 이 같은 제조사들의 내재화 움직임에 자사 기술력에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제조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거나 생산 효율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양극재 소재사로는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이 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양극재 부문의 투자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제조사가 전체 물량을 혼자 소화하긴 어렵다"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소재사들로부터 공급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도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는 게 아니라, 계속 성장하는 상황이라 제조사 내재화에 따른 걱정이 큰 편은 아니다"고 밝혔다.

세계 2위 양극재 생산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제조사인 삼성SDI와 손을 잡았다.
이들 회사는 각각 지분을 투자해 조인트벤처(JV)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하고 포항에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22년 1·4분기가 되면 연간 3만t 분량의 양극재를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효율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계열사들이 모인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단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제조사 내재화에 대비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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