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새 수장 맞는 경제단체, 전열 재정비하고 '반기업법' 맞선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3 15:32

수정 2021.02.23 15:32

새 수장 맞는 경제단체, 전열 재정비하고 '반기업법' 맞선다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이 나란히 경제단체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재계에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새 수장을 맞이한 상의와 무역협회 등은 후 중대재해처벌법과 이익공유제등 올해 기업들을 옥죌 거로 예상되는 반기업 법 등에 맞서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최태원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24일에는 무역협회가 정기총회를 통해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무역협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무역협회장은 그동안 퇴직한 관료들이 주로 맡았는데, 이번에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무협 수장으로 선출된다.

지난해 '공정경제 3법'이라 불리는 반기업법이 잇달아 통과되면서 경제단체들은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이에 따른 쇄신 요구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경제단체들이 새 회장 취임을 계기로 최근의 위축된 모습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최 회장의 영향력과 인맥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크다. 특히 최 회장의 취임으로 대한상의에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직접 밝혔듯이 최 회장이 평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적 가치 등을 강조해온 만큼 현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재계의 목소리도 원활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무협 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1999~2006년) 이후 다섯 명의 회장이 모두 정부 관료 출신이었으나 구 회장의 선임으로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무역협회를 이끌게 된다.

구 회장의 선임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관료 출신보다는 실제 경영 일선에서 뛰어본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끝나 오는 26일 차기 회장을 결정한다. 총회가 임박했지만, 전경련에서는 아직 후보가 거론되지 않고있다. 재계는 허창수 회장의 5연임을 예상한다. 전경련 회장은 별도 자격 제한이 없으며 2년 임기를 무제한으로 연임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은 항상 후임을 정하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며 "여전히 적절한 후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후임이 나타나지 않으면 허 회 회장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힘이 빠진 경제단체들의 통합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잇달아 통과된 기업규제 법안들을 막지 못한 것이 통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합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재계에선 당장 큰 현실성은 없다고 분석한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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