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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에 권한·책임 동시에… 보험전문판매사 전환 길 터줘야 [2021 보험 패러다임 전환 제판분리 시대 접어든 보험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3 17:34

수정 2021.02.24 11:27

<중> GA시장은 이미 격전중
연합·기업형 GA가 이끄는 시장
모기업 자금력·인프라 활용한
전속설계사 중심의 자회사 가세
영향력 커진 만큼 법적지위 검토
"보험료 협상권·정보 접근권 주고
소비자보호 등 판매 책임은 강화"
GA에 권한·책임 동시에… 보험전문판매사 전환 길 터줘야 [2021 보험 패러다임 전환 제판분리 시대 접어든 보험산업]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을 필두로 보험사들이 전속 설계사를 별도의 판매전문회사로 분리하는 제판분리(제조 판매 분리)를 공식화 하면서 독립판매대리점(GA)시장이 급속한 판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종전 연합형·기업형 GA가 주도했던 GA시장에서 자회사형 GA의 가세는 치열한 시장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GA가 보험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일정 조건을 갖춘 GA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주는 '보험전문판매회사'(가칭)의 지위를 허용하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다음달 본사 소속 전속설계사 3300여명의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로 전략을 밝혔다.

한화생명도 오는 4월 2만여명의 전속 설계사 조직을 별도 분리해 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 신한생명, NH농협생명, 현대해상, 하나손해보험 등이 자회사형 GA를 정비하거나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자회사형 GA 봇물

보험사들이 잇따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이유는 종전 GA로의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한 포석이다.

설계사는 타 GA로 이동할 경우 본인의 계약자들에게 기존 보험을 깨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시킨다. 이 경우 보험사들은 매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익인 계속보험료를 잃게 되며 새로운 계약 체결 시 설계사에게 선지급하는 수수료로 인해 비용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즉 보험사 입장에서 설계사 이동은 손실인 셈이다. 하지만 자회사형 GA 설립은 모회사인 보험사의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각종 시책 등을 통해 수수료를 더 지급할 수 있어 설계사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을 동시에 GA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게 된다. 또한 GA 시장에서의 보험사 통제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험사의 자회사형 GA 설립은 종전 연합형·기업형 GA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사의 자회사형 GA가 막대한 자급력을 활용해 영업에 나선다면 기존 GA 판매조직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종환 보험대리점협회 본부장은 "현행 GA들의 건전한 육성과 제판분리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판매수수료 일원화와 GA에 대한 실질적인 운영비를 인정해 GA가 안정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판매방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제판분리 확대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제판분리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는 제판분리시 소비자들의 금융상품 수요 변화, 판매자 전문성 강화 요구, 규제변화 대응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연금이나 투자형상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전문적 자문기능을 갖춘 독립 채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판분리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유나이티드 헤리티지 생명보험사는 장례식장, 단체보험 등에 특화돼 있는 전문 독립대리점을 통해 장례보험, 종신보험, 정액연금 등의 맞춤형 상품을 공급하며 세분화된 타깃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영국과 호주에서도 많은 보험사가 대규모 전속 판매인 채널을 보유하는 대신 대형 GA나 판매자회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과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제판분리가 확대되는 동시에 유관 규제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독립된 보험상품 판매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요건 및 면허를 필요로 하며, 보험상품 판매자는 고객 소송에 대비해 책임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강제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당국(FCA)은 독립채널 인가조건으로 판매능력 요건과 재무요건, 배상책임에 대한 한도에 따른 배상책임보험 가입과 자본금 설정 등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GA에 보험판매전문사 지위 부여"

이처럼 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GA가 '보험전문판매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제도가 마련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즉, GA의 지위를 인정하되,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를통해 소비자편익 제고, 불완전 판매 해소, 건전한 보험 모집질서 확립 등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본금, 설계사 수 등 규모와 함께 유지율, 정착율, 불완전판매율 등 일정기준의 효율을 갖춘 GA에게 보험판매전문회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GA가 보험전문판매회사 지위를 획득할 경우 책임과 권한을 동시 부여해야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일환으로 보험전문판매회사에 대해 불완전 판매 및 고객 관리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는 한편, 보험료 협상권, 고객정보 공유 등 메리트도 줘야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GA 중심의 보험전문판매사가 '금융판매전문회사'로 확장하는 길도 열어줘야한다는 게 GA의 입장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