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감에 의존해 관리하던 양돈농장에 '디지털 환경' 구축했죠" [인터뷰]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3 17:39

수정 2021.02.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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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문 이지팜 대표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과정 추적
AI 기반 '피그플랜' 도입 늘어
전국 양돈농장 40% 선택받아"
"감에 의존해 관리하던 양돈농장에 '디지털 환경' 구축했죠" [인터뷰]
국내 양돈농장에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피그플랜' 도입이 확대되면서 제조사인 이지팜이 애그테크(Ag-tech)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인 애그테크는 1차 산업인 농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한 미래 농업기술이다. 지난해이후 글로벌 IT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분야다.

국내 농축산업에도 애그테크가 급부상하면서 전국 양돈 농장 10곳 중 4곳이 이지팜의 피그플랜을 도입하는 등 프리미엄 축산업 시장을 열고 있다. 피그플랜은 돼지 분만부터 판매, 질병예측까지 빅데이터와 AI를 바탕으로 한 축산농가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이지팜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돼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력을 추적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축산업 방향을 제시하는 게 경영 목표다.


■전국 양돈농장 40%, 피그플랜 도입

지난 22일 경기 안산시 동편로 스마트넷빌딩 내 이지팜 본사에서 진교문 대표(사진)를 만났다.

진 대표는 "농가, 사료업체, 협동조합이 개별 돼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지팜에 저장하고 있다. 모돈이 몇 번째 출산을 한 것인지, 그 모돈으로부터 태어난 새끼돼지 몇 마리가 최종 도축됐는지, 도축될 때까지 돼지가 사료를 얼마나 먹었는지, 언제 항생제를 주사했는지 등 비용정보와 돼지가 최종 얼마에 팔리는지 등이 농장주에게 실시간으로 온라인 제공된다"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이지팜은 농축산 분야 농가에 생산부터 가공, 유통, 소비단계까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맞춤형 IT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농업에 미래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이지팜 피그플랜은 전국 약 3300곳 양돈농장 중 약 40%인 1319곳에서 사용 중이다. 피그플랜 핵심은 모돈(母豚)을 관리해 더 많은 새끼를 낳고 새끼가 중간에 폐사하는 걸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이지팜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개별 돼지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있다. 피그플랜에 의해 관리되는 모돈(母豚) 수만 43만4113마리다. 현재까지 누적된 데이터만 12억건이 넘는다.

이지팜에 따르면 국내 모돈 PSY(모돈 1마리 연간생산 두수) 평균은 21마리다. 반면 시장에 판매되는 지표인 국내 MSY(모돈 1마리 출하두수)는 평균 17.9마리다. 1년에 약 3마리는 폐사하는 셈이다. 반면 피그플랜을 적용시 PSY는 23.9마리, MSY는 19.3마리다. 기존보다 모돈은 약 2마리, 시장출하는 1.4마리가 높은 수치다. 데이터 관리로 생산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현재 피그플랜은 AI로 개별 돼지를 추적·수집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진 대표는 "AI 기술을 접목해 농장 카메라가 돼지 개체인식을 하고, 이상징후까지 발견하는 기능을 일부 농가에서 테스트하고 있다"며 "현재는 농장주가 감으로 돼지를 만져보고 관리한다. 앞으로 AI가 개별 돼지 활동성, 사료량, 기침소리 등을 체크해 농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피그플랜으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축산업, 디지털 대전환 시대 진입

이지팜의 저력에는 15년간 농업분야 공공SI(시스템통합) 용역사업을 담당해온 축적된 경험이 있다. 농업인들에게 보조금 지급하는 농림사업통합정보시스템(Agrix)와 구제역·조류독감 등 국가가축방역시스템(KAHIS)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이지팜의 지난해 매출은 136억3300만원으로 이중 축산분야 매출은 49억6700만원(36.4%)이다. 2019년 보다 각각 15.3%, 50.2% 증가한 수치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143억원으로 이중 축산분야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43%로 전망하고 있다.

진 대표는 "AI로 돼지 개체를 인식하고 각 개체에 대한 생산 이력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면 돼지 한마리가 농장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유통되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산과정 공개를 통해 프리미엄 축산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진 대표는 "디지털 대전환이 전 산업에 상당히 진행됐으나 농축산업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농축산물은 생산부터 이력을 전 과정 기록, 공유가 중요해진다"며 "생산-가공-유통-소비 밸류체인을 거치면서 각 단계 이력을 전부 저장하고 빅데이터로 활용되면 현장 생산부터 소비까지 농축산업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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