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제한된 것 중 하나가 해외여행이다. 다수의 사람이 어서 코로나19 사태가 꺾여 추운 겨울 따뜻한 나라에서의 휴식, 가보고 싶던 명소 방문, 산해진미 탐방, 쇼핑 등 타지에서의 휴가를 보낼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지금이야 꺼내 볼 생각조차 않고 있지만, 해외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절대적 필수품이 바로 여권이다. 떠날 때 반드시 잊지 말고 챙겨야 하고, 여행지에서도 돈을 잃어버릴지언정 절대 잃어버리거나 두고 와서는 안 될 물건.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여권이란 존재에 대해 알아보고 인지 못 했던 시각에서 살펴보게 하는 '여권의 발명'이 국내 출간됐다.
책은 근대에 탄생한 합법적 이동 수단인 여권과 국민국가 및 국제 여권 시스템 사이의 역사를 상세히 다룬다.
저자 존 토피는 '여권'을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의 자유를 보증해 주는 긍정적 힘을 가진 서류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가 자신이 바라지 않는 사람의 출입국을 통제할 수 있는 규제 수단이라는 부정적 힘을 가진 서류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근대 세계에서 이동을 통제하는 문제가 왜 중요해졌는지를 설명하고 여권과 관련된 법들의 역사, 이를 둘러싼 의회 내에서의 논쟁, 여권법 시행에 따른 사회의 대응 등을 살핀다.
그에 따르면 여권이 필수 문서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년전인 제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였다. 이 시기 이전에도 국내외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여권 소지가 의무화된 경우도 있었고, 지금과는 달리 외국인에게 여권이 발급되기도 했다.
저자는 여권에 국제적인 힘 관계가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여권 발급 국가가 국제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임을 나타낸다고 했다.
반대로 적용하면, 여권이 없는 사람은 '국가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난민' 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여권을 통해 프랑스혁명 이후 근대 국민국가 및 국제 국가 체계의 성장과 발전과정에서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이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통제가 어떻게 구축돼 왔는지 어떻게 확산됐는지를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조망한다. 이충훈·임금희·강정인 옮김, 384쪽, 후마니타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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