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명암 엇갈린 ‘네카라쿠배’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5 18:00

수정 2021.02.25 18:00

[기자수첩] 명암 엇갈린 ‘네카라쿠배’
'네카라쿠배'를 아시나요?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의 앞글자를 딴 네카라쿠배는 IT 업계 치열한 인재영입 경쟁을 의미한다. 우수한 개발자가 곧 기업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IT 산업 급성장세와 달리 대학에서 배출되는 개발자들은 한정돼 있다. 이로 인해 우선 뽑은 뒤 교육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단 하루라도 개발자 경력이 있다면 지원 가능'이란 채용 공고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네카라쿠배와 게임업계 간 인재 쟁탈전도 치열해지면서 대형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넥슨, 넷마블에 이어 크래프톤이 신입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직원 500명 이상 대기업의 신입 사무직(대학졸업 기준) 평균 연봉이 3347만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대우다.

대학 졸업생 등 청년들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내세운 네카라쿠배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 일례로 성인교육업체 패스트캠퍼스가 최근 진행한 '네카라쿠배 프론트엔드 취업완성 스쿨' 과정에는 모집기간 3주 동안 4185명이 지원했다. 패스트캠퍼스가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한 10명에게는 6개월간 개발자 양성 교육이 무료로 이뤄진다. 이번 개발자 양성 과정에 지원한 4185명 중 절반 이상(52%)인 2189명은 카카오를, 1162명(28%)은 네이버를 가장 가고 싶다고 답했다.

포털 '네이버'와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강자가 된 빅2. 하지만 최근 이들의 성과급 산정기준과 인사평가 제도가 논란에 휩싸였다. '혁신 DNA'와 '젊은 피'를 수혈하며 앞만 보고 달린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부 갈등에 직면한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양사가 '웃자란 벤처'에 불과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직접 정면돌파에 나섰다는 점이다.
각각 사내에서 '선배 이해진'과 '브라이언 김범수'로 불리면서 소통을 강조해온 두 창업자가 HR(인적자원관리) 재정비를 통해 글로벌 혁신기업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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