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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우] 나는 몇 살?.. 전 세계 유일 '한국식 나이'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8 08:50

수정 2021.03.10 11:57

2002년 4월생 김 씨는 18살일까 20살일까?
[두유노우] 나는 몇 살?.. 전 세계 유일 '한국식 나이'

[파이낸셜뉴스] 2002년 4월에 태어난 김모 씨는 2021년 2월을 기준으로 나이가 모두 3개다.

만 나이로는 18살이고 연 나이로 따지면 19살, 한국식 나이로는 20살이다.

김 씨의 나이는 왜 3개씩이나 되는 것일까?

만 나이·연 나이에 한국식 나이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연령 계산 방식이 사용된다.

먼저 법률적 관계에서는 태어난 때를 기산점으로 매년 생일마다 한 살씩 더하는 '만 나이'를 사용한다.

민법은 지난 1962년부터 법적으로 만 나이를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문서나 법조문, 언론 기사 등에서는 만 나이를 사용한다.


병역법과 청소년보호법에서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를 적용한다.

병역법의 경우 병역 자원의 통일적 관리를 위해, 청소년보호법의 경우 규제의 효율성 및 집행 편의성을 이유로 연 나이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나이는 '세는 나이', 즉 한국식 나이다.

세는 나이는 출생과 동시에 1살이 되고 매년 새해마다 한 살이 더해지는 나이 셈법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사용됐지만 현재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모두 폐지됐다.



한국식 나이 없애고 만 나이로 통일해야 할까?

새해가 되면 한국식 나이 계산법을 폐지하고 만 나이로 통일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곤 한다.

만 나이 사용을 원하는 사람들은 만 나이가 세계적 추세이며 합리적인 계산법일 뿐만 아니라 의학적·행정적 혼란을 방지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식 나이 계산법 유지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뱃속의 태아도 사람으로 인정하는 '인간 존중 정신'이 녹아있는 우리 고유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2018년 SBS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4%가 어떤 방법으로든 나이 계산법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만 나이 사용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61.8%, 한국식 나이 사용을 원하는 비율은 38.2%였다.

2019년에는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공문서에 만 나이 기재를 의무화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로 연령을 계산하고 표시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의 법안이었다.

당시 법안을 발의한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불편과 혼선을 방지하고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같은 방식으로 연령을 계산하고 표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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