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 삼성·SK하이닉스 실적 더 뛴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28 17:22

수정 2021.02.28 17:22

서버용 D램값 요동, 車생산 차질
상반기 D램 고정가 13% 오를 듯
"올해 공급자 우위 시장 지속될것"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 삼성·SK하이닉스 실적 더 뛴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계의 폭발적인 수요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초입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견인차가 됐던 서버용 D램 가격이 요동치고,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이 마비된 완성차 업계는 설상가상 주요 반도체 생산기지의 자연재해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2017~2018년 초호황기 때처럼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월28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전통적 가격 지표인 PC용 D램의 고정거래가격(DDR4 8Gb)은 전달과 같은 3.00달러를 유지했다.

고정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대량 생산업체가 고객사에 납품할 때 쓰는 계약가격이다. 통상 3개월(분기) 단위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개인, 소매 거래 등에 쓰이는 현물가격은 매일 변화한다. 지난 26일 기준 PC용 D램 현물가는 전일 대비 1.75% 오른 4.350달러를 기록했다. 24일 1년 10개월만에 4달러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월 초 2.77달러에 불과했던 DDR4 8Gb 현물가는 석달 만에 57%나 급증했다.

현물가는 보통 고정가를 선행한다. D램 가격 상승은 전세계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업체의 공급 증가율이 제한적인 만큼 연간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D램 고정가가 전년대비 13%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시장 예상치인 한자릿수 중반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도체가 필요한 거의 모든 곳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32GB 서버 D램 2월 고정가는 115달러에서 3.48% 상승한 119달러로 집계됐다.

구글 등 차세대 서버 플랫폼 출시 임박으로 북미 투자가 늘고, 중국 정부의 신인프라 정책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도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클라우드에 2000억위안(35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서버용 D램 출하량이 3·4분기까지 시장 수요를 밑돌 것"이라며 "연간 가격이 4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 D램 분야의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5 등 신규 게임 콘솔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암호화폐 채굴 증가로 불티나게 팔리는 엔비디아의 RTX 3000 시리즈는 시장에서 구할 수 없을 정도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2GB 서버 D램은 최근 140달러 대에서 거래되기 시작됐다"며 "이는 지난주 발표한 D램익스체인지의 판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앞으로 D램의 판가 전개 속도가 시장 예상을 능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처럼 증가하는 수요 대비 메모리 공급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업체별 신규 투자가 전년 수준에 불과하고 선도 업체의 공정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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