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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퇴로 조남관 체제 시작..檢 내부 반발 잠재우기 과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5 13:42

수정 2021.03.05 13:42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사진=뉴시스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갑작스레 사퇴하면서 5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직무대행 체제가 시작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 추진의 여파로 윤 총장이 물러났다고 집단 반발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검에서도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추슬리기 위해 사활을 걸 방침이다.

조 차장의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조 차장은 지난해 윤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직무배제 처분을 받았을 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을 때 각각 대검 차장으로서 윤 총장을 대신해 직무대행을 맡았다.

검찰청법 제13조는 '차장검사는 검찰총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직무를 대리한다'고 규정한다. 조 차장은 매일 총장이 주재하는 업무보고를 대신하고 중요 사건 지휘를 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검찰 내부의 상황은 좋지 않다.
윤 총장의 임기 동안 추 전 장관과의 극심한 갈등 국면을 겪은데다, 최근 여당에서 추진 중인 중수청 및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반발 심리가 극에 달한 상태다.

중수청 법안 추진 이후 사표를 고심하는 검사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차장검사는 "법안이 현실화되면 우리가 직업을 선택할 때 알고 있던 '검사'라는 직업이 완전 달라지는 것이다"라며 "누가 계속 하고 싶겠냐"고 했다.

'검찰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고 여기는 현 상황에서 조 차장의 최우선 과제는 '조직 추스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총장이 올 때까지 정권 겨냥 수사가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지휘하는 동시에 법무부와 검찰 사이를 매끄럽게 조율해야하는 숙제도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윤 총장의 직무배제로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 조 차장은 "갈라진 검찰 조직을 검찰 개혁의 대의 아래 하루 빨리 추스르고 검찰 구성원이 모두 힘을 합해 바르고, 겸손하고, 하나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차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맡은 바 있고, 지난 2000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 때인 2017년 6월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국정원의 적폐청산을 이끌어 현 정부의 신임을 받았다.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되며 추 전 장관 측근으로 꼽혔다.


그러나 대검 차장 임명 후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추 전 장관에 '직무배제 철회' 요청을 하거나 지난달 22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법무부의 '핀셋 인사'를 우려하는 입장을 내는 등 현 정부 와 다른 노선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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