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中 최고 권력기관, 홍콩·대만 불간섭 재차 경고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5 13:43

수정 2021.03.05 13:43

- 전날 전인대 대변인도 美 상호존중 요구
- 전인대 마지마날 홍콩 선거제 개편 염두에 둔 듯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신화망 캡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신화망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최대정치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과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국제사회에 재차 경고했다. 전날 전인대 대변인의 ‘상호존중’에 이어 양회에서만 두 번째 같은 메시지다.

리 총리는 양회 이틀째인 이날 전인대 13기 4차 연례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갖고 “일국양제와 92합의를 충실히 지켜나갈 것”이라며 “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것에 단호히 맞서고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어떠한 분리 주의자들의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일국양제는 중국이라는 하나의 국가 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두 체제의 공존을 말한다.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에 일국양제를 적용하고 있다.

92합의는 중국과 대만이 1992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바탕으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발전을 추구해 나간다는 내용으로 합의한 것이다.


리 총리는 “고도의 자치를 누리는 홍콩과 마카오를 통치하는 일국양제 원칙의 정신에 충실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과 관련한 주요 원칙과 정책인 1992년 합의와 하나의 중국 원칙의 수호,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평화로운 발전·중국과의 재통일 촉진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예쑤이 전인대 대변인도 전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상호존중을 전제로 미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발언을 했다. 여기서 상호존중은 홍콩과 대만, 신장위구르, 티베트 등의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 총리와 전인대 대변인이 양회 자리에서 잇따라 자국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공표하는 것은 홍콩 선거제 개편과 대만 문제, 신장 등 인권 논란을 강행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인대는 올해 ‘홍콩 특별행정구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의결안’ 논의가 의제에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제 제도 개편은 범민주야권 인사를 배제하는 것이 골자다.

유럽연합(EU) 등은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홍콩보안법 제정 당시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극심한 반발을 무시한 채 전인대 마지막 날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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