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여성 개발자 맏언니로서 '구글 15년째 생존 노하우'나눠요" [인터뷰]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7 17:39

수정 2021.03.07 18:06

이해민 구글코리아 첫 프로덕트 매니저(PM)
본사서 '구글 검색서비스' 담당
"IT업계, 성별·인종 무관 블루오션"
구글 여성SW 캠프서 멘토 역할
여성 엔지니어 커리어 개발 지원
지난 2007년 구글에 합류한 이해민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PM)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구글 검색' 제품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구글 보스턴 오피스 근무 당시 모습.
지난 2007년 구글에 합류한 이해민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PM)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구글 검색' 제품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구글 보스턴 오피스 근무 당시 모습.
"전 세계 업종별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필요한 개발인력도 굉장히 광범위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도전할 수 있는 영역과 기회가 많아졌다. 특히 정보기술(IT) 업계는 성별과 인종을 뛰어넘는 다양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가 커리어를 확장하는 데 적합하다."

국내외 IT업계 인재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남성이 주를 이뤘던 개발자 영역에 도전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의 앞 글자를 딴 '네카라쿠배'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IT업계 개발자 몸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에서 15년 가량 여성 개발자로 활약해온 구글러(Googler, 구글직원)의 생존 방정식을 들어봤다.

■개발자 직군 다양해진 만큼 기회 많아

이해민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PM)는 지난 5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IT 분야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넓어질 분야"라며 "전통 산업으로 분류되는 완성차 업체 등 제조업계 조차 테크 인력이 필요한 사회인만큼 누구나 도전하고 경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구글 검색'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구글 제품 등 서비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한 뒤, 이를 한국 및 전 세계 구글 엔지니어와 함께 실제 출시까지 진행하는 역할이다. 앞서 지난 2007년 구글에 PM으로 합류한 이 매니저는 지식 그래프를 비롯해 한국어 음성인식 및 모바일 검색 최적화를 위한 제품 기획·출시를 책임졌으며,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국내에 출시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그는 "최근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기술 역량이나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다"며 "고도로 숙련된 개발자 뿐 아니라 사용자 접점을 잘 이해하고 디자인하는 개발자 등 직군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업무 수준에 따라 실력을 갈고 닦는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 여성SW캠프 통해 전문 멘토링

이 매니저는 구글코리아의 첫 PM으로서 여성 엔지니어 커리어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구글 여성 소프트웨어(SW) 캠프'를 통해 우수한 여성인재를 발굴하고 전문 멘토링도 하고 있다. 그는 "구글코리아에서 첫 PM이기도 했지만 첫 여성 엔지니어 그룹 멤버이기도 했다"며 "처음 구글코리아 오피스에 입사했을 때 유일한 여성 엔지니어였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여성공학도로서 여성이 혼자인 풍경이 더욱 익숙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구글 안에서 다양성(Diversity)을 담당하는 팀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왜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성 엔지니어 수가 적은 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며 구글 여성 SW 캠프 참여 취지를 전했다.
즉 여성 개발자가 더욱 많아지려면 서로 연대하고 성장하면서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지난 2017년 처음 개최된 구글 여성 SW 캠프는 다양성을 위한 구글 사회 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라며 "총 8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프로젝트 능력 향상 및 커리어 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구글 엔지니어 멘토와 함께 프로젝트 협업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은 여성이라고 좀 더 우대하지는 않지만 남성 개발자와 동등한 기회를 마련하는데 주력한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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