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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해협 3.6㎞ 잇는 기술력으로… ‘세계 최대 현수교’ 위용 [세계시장 누비는 K건설]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7 17:47

수정 2021.03.07 17:47

<5> DL이앤씨
‘차나칼레 대교’ 건설 사업 구슬땀
에펠탑보다 높은 334m 주탑 세우고
핵심 공정인 케이블 가설 작업 한창
"글로벌 디벨로퍼사업 성공모델 될것"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진행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 건설 현장' 전경. DL이엔씨 제공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진행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 건설 현장' 전경. DL이엔씨 제공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 건설 사업이 터키뿐 아니라 세계 건설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3조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투입해 터키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이번 공사를 맡은 기업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DL이앤씨(옛 대림산업)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이번 공사는 현수교 시공 과정의 핵심 공정인 케이블 설치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총 길이 3.6㎞… 세계 최대 현수교

7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 등은 지난 2017년 1월 터키 현지업체 2곳과 컨소시엄을 구성, 일본 업체와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총 사업비는 약 3조5000억원이다. 설계, 조달, 시공뿐 아니라 사업 시행자로 참여해 완공 후 운영 수익을 보장 받는다.
총 사업기간은 건설과 운영 기간을 포함해 16년2개월이다.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세계 최장인 3.6㎞의 현수교와 85㎞ 길이의 연결도로를 건설해 운영한 뒤 터키 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민관 협력사업이다.

차나칼레대교는 총 길이가 3600m에 이르며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인 주경간장은 2023m로 세계 최대 규모의 현수교다.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나뉘어진 터키 차나칼레주의 랍세키와 겔리볼루 지역을 연결한다.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의 교량이다. 현존하는 교량 중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인 경간장을 가장 길게 확보할 수 있어 해상 특수교량 분야 가운데 시공 및 설계 기술 난도가 가장 높다.

DL이앤씨는 지난 2019년 5월 터키 차나칼레대교의 주탑을 지지하는 기초인 두 개의 케이슨(Caisson)을 다르다넬스 해협에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차나칼레대교의 케이슨은 속이 빈 사각형 격자 모양의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두 개의 원통형 철강재가 올라간 형태다. 현장 인근에 있는 육상에서 약 15개월 동안 총 2개가 제작됐다. 하루 최대 1300여명의 인력과 레미콘 트럭 9000대 이상 분량의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개당 무게가 6만 여t에 이른다.

높이가 47m로 콘크리트 구조물 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맞먹는 크기다. 앞으로 각각의 케이슨 위로 철강재 주탑이 쌓아 올려지게 된다. 케이슨은 318m 높이의 주탑을 해저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작업의 핵심은 설계상 정확한 위치의 해저면에 케이슨을 안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4개의 예인선이 케이슨을 끌고 해상으로 이동 후 약 72시간에 걸쳐 해수의 움직임 등을 고려해 고난도 공사를 수행했다.

■주탑 높이만 334m.. 에펠타워보다 높아

주탑 기초 설치 후 지난해 6월에는 주탑 시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수교의 주경 간장이 길어질수록 주탑의 높이도 높아진다. 차나칼레대교의 주탑은 높이 334m 철골 구조물이다. 현재 세계 최고 높이의 철골 주탑이다. 프랑스의 에펠타워(320m), 일본의 도쿄타워(333m)보다 높다.

차나칼레대교 주탑은 속이 빈 사각형 상자 모양의 블록을 마치 레고블록을 쌓아 올리듯 설치됐다. 블록은 국내에서 생산된 강철판으로 현장에서 제작했다. 블록의 무게는 195t부터 850t까지 다양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주탑의 두께가 얇아진다. 이에 따라 주탑 기초 바로 위에 설치된 맨 아래쪽 블록의 폭은 11m, 가장 높은 곳의 폭은 8m다. 주탑 한 개당 64개의 블록으로 구성됐으며 무게는 약 1만8000t에 이른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수교 시공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정인 주탑과 주탑을 연결하는 케이블 가설 작업을 위해 캣 워크(Cat walk)를 설치했다. 캣 워크는 현수교의 주 케이블을 시공하는 작업자들의 작업 발판이 되는 임시 시설물이다.

캣 워크는 작업자들이 약 1년 동안 진행되는 케이블 설치 작업을 위한 작업공간이 된다. 가장 낮은 곳의 높이는 바다 위 약 90m이며, 최고 높이는 318m에 이른다.

현재는 대망의 메인 케이블 가설이 진행되고 있다.
케이블 설치 작업은 현수교 시공 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공정으로 꼽힌다. 모든 작업이 바람과 습도 등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바다 위 공중에서 진행돼 시공이 어렵기 때문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터키의 랜드마크가 될 세계 최장 현수교를 최상의 품질로 준공해 국내 건설사간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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