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경매가 다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시작하는 미 재무부의 국채 경매가 저조한 입찰을 보일 경우 국채 수익률이 다시 뛸 것이란 우려가 높다.
앞서 지난달에도 7년만기 국채 경매에 투자자들이 별로 몰리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져 지난 보름 동안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이로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투자자들이 이번주 3년, 10년, 30년 만기 국채 '트리오' 경매 후폭풍을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9일부터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 국채 경매는 채권 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진행되게 됐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상승과 미 경제 성장세 강화, 이에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채권을 매도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안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채권 매입을 꺼려 가격이 하락하면 국채 수익률은 오른다.
골드만삭스는 6일 상원에서 통과된 1조9000억달러 부양안은 미 국내총생산(GDP)의 약 8% 규모로 시장의 이같은 우려를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TD증권 금리전략가 겐나디 골드버그는 "투자자들은 경매(와 그 여파)가 끝날 때까지 가시방석 위에 계속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골드버그는 "이 3가지 국채 경매 가운데 하나는 7년물 국채 경매 당시처럼 또는 그보다 더 안좋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또 다른 국채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비관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시장은 또 다시 불안정해지고, 금융시장 상승세는 갑자기 궤도를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7년만기 국채 620억달러어치 경매는 지금껏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2일 1.4% 수준에서 출발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주말인 26일에는 1.6%를 돌파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채권 경매를 앞두고 8일 다시 1.6%에 육박했다.
6일 상원에서 수정 통과돼 9일 하원 통과를 앞 둔 대규모 경기부양안 후폭풍이지만 역시 9일부터 시작하는 국채 경매를 앞둔 초조함이 반영돼 있다.
CNBC에 따르면 기준물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04%포인트 뛴 1.594%로 올랐다.
미 대형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상황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올해 시장이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 물량을 제대로 소화할지조차 이제는 알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미 달러 가치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달러는 3년 반만에 최고 수준으로 값이 뛰었다.
달러는 지난해 4·4분기에는 4% 하락했지만 올들어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면서 흐름이 반전돼 지금까지 2.5% 가까이 상승했다.
뉴욕 OANDA의 선임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수익률 상승세가 지속되면 이는 바로 달러를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면서 "달러 상승세를 막을 걸림돌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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