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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LH투기, 게임의 룰조차 조작 절망적"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0 15:08

수정 2021.03.10 16:25

측근 "3~4월 활동 안할 것"
보궐선거 지켜보고 움직일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칩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동안 법무부와 진행 중인 징계 관련 소송에 대응하고, 저술 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일 한 언론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낸 만큼 발언 창구를 완전히 틀어막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을 염두에 둔 숨 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법조계 인사는 이날 “(윤 전 총장이) 3~4월 중에는 특별한 메시지를 내거나 행동할 계획이 없다”며 “소통 담당자를 따로 둘 필요성도 느끼지 않고 있다. SNS나 홍보활동 등도 계획에 없다”고 전했다.


이는 4·7 보궐선거 전까지 정세를 지켜본 후 적시에 등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선호도 정상에 올랐지만, 이 결과에 들떠 성급하게 대선 판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의중이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이 국민과의 소통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나기 며칠 전 연이어 2개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고, 이날 직을 내려놓은 이후 처음으로 또 다른 언론에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LH직원 3기 신도시 투기 사태를 두고 “(공정해야 할) 게임의 룰조차 조작되고 있어 아예 승산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발언에서도 ‘청년’과 ‘공정한 경쟁’을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가치로 꼽히는 두 가지를 언급하면서 은연중에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많다.

그는 “이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이고 청년들이 공정한 경쟁을 믿지 못하면 이 나라 미래가 없다”며 “어려울 때 손잡아주는 지원책도 꼭 필요하지만 특권과 반칙 없이 공정한 룰이 지켜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해당 윤 전 총장 측근은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했던 검찰개혁을 포함한 법치주의 질서에 관한 종합적인 입장을 정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저술·강연 관련 입장을 냈다. 그는 “다만 이런 내용이 며칠 만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법무부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매듭지을 방식을 변호인들과 상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 법률대리인 이완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소송을 취하할 계획이 없다”며 “재판부가 기일을 지정하면 재판에 끝까지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를 나와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다. / 사진=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를 나와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다. / 사진=뉴스1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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