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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쿠팡 뉴욕증시 상장은 코리아 유니콘의 쾌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0 18:15

수정 2021.03.10 18:15

시장가치만 66조원 추산
한국 넘어 해외로 나가길
한국 1위 이커머스업체인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한화로 약 66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뉴스1
한국 1위 이커머스업체인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한화로 약 66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뉴스1
한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다. 쿠팡은 한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1호다.
1호 기업의 뉴욕증시 상장은 역사적인 일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한국 유니콘의 쾌거"라고 치켜세웠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 쿠팡의 미국 본사인 쿠팡LLC가 상장된다. 쿠팡LLC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다. 미국 시장은 쿠팡 가치를 580억달러(약 66조원) 이상으로 매겼다. 2014년 중국 알리바바 이후 외국 회사로는 최대 규모다.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최대 41억달러(약 4조6800억원)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쿠팡이 코스피가 아닌 뉴욕 증시에 상장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실컷 한국에서 돈 벌어놓고 왜 외국자본에 좋은 일 시키느냐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한국에서 13조3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국내 일반투자자들은 한국에서 맺은 과실을 외국자본이 챙긴다며 성을 냈다. 하지만 자본만 놓고 보면 쿠팡은 100% 외국기업이다. 미국과 일본 자본이 각각 75%·25%다. 주요 주주도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미국 투자사들이다.

쿠팡의 뉴욕증시행(行)은 차등의결권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등의결권은 1주 1개 의결권이라는 원칙을 깨고 그 이상의 의결권을 주는 것이다. 한국에는 이 제도가 없다. 주로 벤처·스타트업 등 기업 성장을 위해 신속한 투자유치가 절실한 기업에 필요한 제도다. 오너는 적은 지분으로도 안정적 회사 경영이 가능하다. 이번에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주당 29개 의결권을 갖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2018년 차등의결권이 있는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기업이 크려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하거나 다른 기업과 인수합병(M&A)하는 방법이 있다. 벤처·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재투자가 필수다. 하지만 한국은 벤처기업이 잘 자라기에는 토양이 부실하다. 국내 유니콘은 20개로, 미국(237개)·중국(121개)에 한참 뒤진다.

특히 각종 규제는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쿠팡이 뉴욕거래소에 제출한 상장신고서에 '한국 리스크'를 언급했다.
한마디로 한국은 기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어느 증시에 상장할 것인가는 오로지 기업과 주주 몫이다.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부터 없애야 제2·제3 쿠팡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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