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카오스 유통]④쿠팡 이어 네이버-이마트 동맹까지…이커머스 뿌리째 흔들

뉴스1

입력 2021.03.11 07:31

수정 2021.03.11 09:38

국내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추진을 공식화 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작업 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55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1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2021.2.1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국내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추진을 공식화 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작업 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55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1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2021.2.1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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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에 이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티몬도 국내 증시 상장 절차에 착수했고 홈플러스 매각설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상장 이후 쿠팡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유통업계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베이코리아가 누구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유통업계 판도 또한 큰 요동을 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에 직면한 국내 유통업계의 오늘과 미래를 분석했다.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쿠팡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뒤집어 놓고 있다. 쿠팡이 상장을 통해 약 5조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되면서 경쟁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자신들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표정에 그대로 묻어난다.

이는 속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쟁 이커머스업체들은 기업공개(IPO)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작업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강자 신세계와 이커머스 1위 네이버는 지분교환까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통업계 M&A·합종연횡 눈길…판도 바뀔까?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네이버와 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처럼 지분 맞교환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손을 잡는 그림은 파급력이 상상이상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0조원을 돌파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네이버의 거래액 역시 27조원으로 이커머스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1위 업체간 만남인 만큼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도 거론됐다. 만약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SSG닷컴의 거래액 4조원(지난해 거래액 3조9236억원에서 24조원으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시장점유율도 3%에서 15%로 훌쩍 뛰게 돼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네이버와 손을 잡는다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네이버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다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도 손잡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3000억 규모의 지분을 맞바꾸고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네이버의 약점인 물류 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커머스업계의 짝짓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번가는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과의 합존연횡을 공식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아마존은 최근 SK텔레콤을 통해 11번가에 3000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 급해진 '티몬·위메프' 생존전략은?

쿠팡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 소셜 커머스 동기 위메프와 티몬의 갈길도 바빠졌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 확보로 '한국의 아마존'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반면 위메프·티몬의 점유율은 각 5%와 3%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다른 이커머스업체에 넘어간다면 존재감을 발휘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티몬은 직매입 방식의 사업을 줄이고 초 단위·분 단위로 특가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기존 이미커스 업체들과는 다른 판매 방식으로 지난해 신규 가입자도 전년 대비 47.8% 늘었다. 10대 가입자 수도 3배 증가하는 등 젊은 층의 유입도 빨라졌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IPO도 준비 중이다. 일부에선 티몬의 상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긍정적인 시장 평가를 얻으려면 IPO를 서두를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쿠팡의 상장이 이커머스 시장이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에 티몬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착수했다. 11월에는 전인천 전 빅힌트엔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했다. 최근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프리 IPO를 통해 3050억원의 유상증자도 완료했다.

만약 예정대로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티몬은 국내 증시에 상장한 첫 이커머스 기업이 된다. 상장 후엔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및 물류센터 확충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위메프는 여타 이커머스 기업과 달리 비수익 사업을 축소 및 서비스 고도화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외형 성장 대신 '잘하는 것'에 집중해 손실폭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미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도 축소했다.

위메프는 지난 2019년 넥슨코리아·사모펀트 IMM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유치한 약 3700억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이미 대형 브랜드 등과의 제휴나 사용자 편의 개선·상품 분류·노출 알고리즘 개발 등에 투입됐다.


실제 지난달 갤러리아·롯데백화점과 연달아 제휴해 160만개에 달하는 백화점 브랜드 상품을 위메프로 연동시켰다.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갓신선' 프로젝트를 론칭해, 생산 현지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서비스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상장을 계기로 이머커스 기업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승자독식 구조'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이나 기업 간 합종연횡 등으로 생존전략을 모색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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